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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그룹 해체부터 상장 폐지까지…60년 역사 뒤안길로


입력 2025.02.14 07:25 수정 2025.02.14 10:39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쌍방울, 네이처리퍼블릭 계열사 세계프라임개발에 매각

27일 임시주총서 사내이사 선임·사명 변경 안건 논의

광림, 엔에스이엔엠 등 회사별 독자 경영

서울 중구에 위치한 쌍방울 사옥 외부 구조물 시공 변경 모습.ⓒ쌍방울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토종기업 쌍방울그룹이 완전 해체를 선언하고 각사별 독자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횡령·배임으로 주요 계열사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등 그룹 전반이 흔들리자 회사별로 독자 경영 체재로 전환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쌍방울그룹은 1963년 6월7일 설립된 쌍녕섬유공업 주식회사를 모태로 한다. 1977년 3월25일 쌍방울로 상호를 변경해 국내 굴지의 내의 브랜드로 입지를 키웠다.


이어 무역·리조트·패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외환위기 때 자금난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2010년 김성태 전 회장에게 인수됐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을 인수한 뒤 특장차 업체인 광림, 속옷 업체 비비안, 화장품 업체 제이준코스메틱,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디모아, 연예기획사 엔에스이엔엠(전 아이오케이컴퍼니) 등을 인수합병(M&A)하며 덩치를 키웠다.


그러다 쌍방울은 김 전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을 받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송금한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되면서 횡령·배임 혐의가 제기, 지난 2023년 7월부터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상장폐지 개선 기간(1년)이 지난해 12월22일 종료됐으며, 최근 한국거래소는 최종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쌍방울에 대한 정리매매를 허용한 뒤 오는 26일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다만 쌍방울은 이 같은 결정에 반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쌍방울 측은 “상장폐지 결정은 회사 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소액주주에게도 큰 피해를 초래하는 사안”이라며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상장폐지의 부당성을 끝까지 소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방울 계열사인 광림도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됐으나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일단 중단된 상태다.


쌍방울그룹은 지난달 주력기업인 쌍방울 매각 및 정리를 추진한 것에 이어 각사별 시스템으로 독립된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쌍방울의 최대주주는 광림에서 세계프라임개발로 변경됐다.


세계프라임개발은 광림이 보유한 쌍방울 주식 63만2297주를 70억원에 양수하며 지분 12.04%를 확보했다.


세계프라임개발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가 40%의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임대 회사로, 네이처리퍼블릭의 계열사로 분류된다.


비비안도 최대주주가 쌍방울로 변경됐다. 기존에는 쌍방울과 광림이 최대주주였는데 광림이 보유한 비비안 주식 114만6340주(3.85%) 전량을 쌍방울에 매각했다.


쌍방울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 전 대표를 포함해 윤의식 전 비비안 부사장, 김용관 쌍방울 영업본부장 등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업계에서는 정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대표이사직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최근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회장직은 유지하며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 행사하고 있다.


또한 이날 쌍방울은 이날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을 ‘트라이(TRY)’로 바꿀 예정이다.


광림, 엔에스이엔엠 등도 내실성장 및 해외 사업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기 위한 독자 운영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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