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에도 5거래일 연속 상승…기관 매수세 주도
美 휴장 속 숨고르기 가능성…“업종·종목 차별화 예상”
코스피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며 3개월 반 만에 2610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유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기대감 등이 투자 심리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일(18일) 국내 증시는 미국 금융시장이 17일(현지시간)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로 휴장하는 가운데 단기 상승에 따른 숨 고르기를 나타낼지 주목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37포인트(0.75%) 오른 2610.4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94포인트(0.19%) 상승한 2595.99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우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61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29일(2617.80) 이후 약 3개월 반 만이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기관이 218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2236억원, 개인은 32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0.95%), 삼성바이오로직스(0.42%), LG에너지솔루션(0.14%), 셀트리온(0.39%), KB금융(1.63%) 등이 상승 마감했다. 현대차(-3.01%)와 기아(-0.74%), HD현대중공업(-2.39%) 등은 약세였다.
업종별로는 보험(6.15%), 화학(2.61%), 증권(1.94%), 유통(1.79%), 금융(1.70%) 등이 상승하며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다. 반면 오락·문화(-1.80%), 건설(-0.46%), 운송·창고(-0.46%) 업종은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공식 발표했으나 즉각 적용하지 않고 오는 4월 1일까지 관세조치 검토를 완료하기로 하면서 관세 즉각 부과를 선반영하고 있던 시장의 안도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가 조만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나서기로 한 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와 기업 업황 및 실적,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와 경계심리가 시장에 선반영됐다”면서 “이에 따라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는 민감한 증시로 변화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16포인트(1.61%) 오른 768.48로 장을 닫았다.
지수는 전장보다 2.89포인트(0.38%) 높은 759.21로 개장해 강세를 유지했다.
외국인이 614억원을 순매수하며 강세를 견인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303억원, 19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알테오젠(1.14%), 에코프로비엠(2.03%), HLB(5.04%), 에코프로(2.64%), 삼천당제약(3.37%), 클래시스(10.08%) 등이 강세였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0.75%), 리가켐바이오(-1.10%), 휴젤(-0.35%) 등은 하락했다.
환율은 미국 소매판매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 영향으로 소폭 내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 내린 1441.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금융시장은 17일(현지시간)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채권시장 등이 모두 문을 닫으며 다음 날 정상 거래가 재개된다.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휴장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 수급이 둔화되면서 단기 상승 피로감 속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도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일시적으로 누적돼 있다”면서 “주중 트럼프 관세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벤트를 치르며 지수 숨고르기 장세 속 개별 업종 및 종목 간 차별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