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세미콘 코리아 2025'서 '더 좋은 삶을 위한 반도체 혁신' 주제로 기조연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포스트 AI(인공지능)도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과학 기술은 인류의 행복한 삶에 기여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송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 '더 좋은 삶을 위한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송 사장은 AI 등장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큰 충격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술별로 5000만 사용자 달성까지 걸린 시간을 보여주며 자동차가 62년, 전화기 50년, TV 22년, 인터넷 4~7년 걸린 것과 비교해 챗GPT는 5000만 사용자 달성까지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는 어떻게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을 지배할 것이라는 게 데이터로 확신되고 있다"며 "생성형 AI는 신기하게도 사람의 뇌를 모방하는 형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도체에 대입하면 인식·조작 등을 담당하는 센서 기능은 이미지 센서와 모뎀으로, 생각을 맡는 로직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로, 저장 역할을 하는 메모리는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플래시 메모리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고 했다.
송 사장은 "데이터를 센싱하는 이미지 센서가 반도체 기술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센싱된 기술을 더 나은 가치로 연결시키는 일은 CPU, GPU, NPU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결과들을 정리해 저장하는 게 메모리라고 생각하면 반도체는 AI 기술의 필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AI는 최근 들어 정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했다. 1950년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에서 시작된 AI 혁명은 2023년 GPT4로 거듭 진화하면서 정확도가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라이프아키텍트.ai 보고서에 따르면 머신러닝/딥러닝을 통한 AI 모델 정확도는 2019년 GPT2가 32.4%에 불과했으나 3년 뒤인 GPT3.5가 70%로 올라섰고 2024년 o1은 92.3%를 달성했다.
송 사장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이기는 2016년 32% 정도의 정확도였으나 불과 5년 만에 92%로 올라섰다"면서 "놀랍게도 AI 기술은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AI 발전에도 인간의 뇌는 여전히 AI를 크게 앞서 있다고 송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결과를 내는 속도는 AI가 낫겠지만,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속도는 아직도 사람의 뇌가 앞서간다"면서 "지난 80년간 엄청나게 발전한 AI도 34억년의 진화 과정을 거친 사람의 뇌에 아직도 배워야 할 점이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의 뇌를 AI가 따라잡기 위해서는 반도체가 필수적이라고 송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사람 뇌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하는 데, 아직 사람 뇌에 상대가 안 될 정도로 갈 길이 멀다"며 "이런 측면에서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하는 AI는 반도체를 활용해 사람 뇌의 목표점을 따라가야 하는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AI와 반도체간 협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 단일 회사의 역량으로만 이뤄질 수 없다고 송 사장은 말했다. 이 생태계에는 장비 제조사, 반도체 기업, 전자설계자동화(EDA), 연구 기관, 대학, 소비자 등 다양한 반도체 체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송 사장은 "패키지라는 기술은 우리 기술 한계를 나아가게 해줄 수 있다. 시스템 레벨에서 시작하는 시스템 기술 최적화(STCO)도 우리 반도체 기술이 추구하는 전력 성능 제고 가치 구현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체인은 3D 구조, 새로운 채널, 저저항, 어드밴스드 패키징, 본딩 등 세계적인 기술로 이어져 반도체 미래 기술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송 사장은 "우리는 곧 3D 구조로 가야 하며 새로운 채널 머티리얼로 한계를 극복해야 하고 백엔드를 포함해 저항을 줄여야 한다"면서 "이러한 것들이 앞으로의 반도체 기술 미래를 더 뚫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반도체 기술 혁신은 생산성·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진보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17세기 500명의 하인을 거느렸던 루이 14세와의 삶과 비교했다.
송 사장은 "루이 14세가 거느린 500명의 하인이 없음에도 우리의 삶은 17세기 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장담할 수 있다. 이는 의학, 농업, 광물 등 에너지 개발, 정보의 민주화 등으로 가능해진 것"이라며 "AI 시대에서는 단위 생산성과 효율성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 기술이 우리 인류의 삶을 얼마나 더 행복하게 하고 더 나은 삶을 제공할지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포스트 AI 기술에도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다음 세대 인류의 삶에 반도체가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