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앞두고 가뭄 주의보 상향
영천댐 ‘주의’, 보령댐 ‘관심’
폭설 많았어도 강수량은 적어
환경부, 하천수 줄여가며 대응
올겨울 유독 많았던 폭설에도 봄 가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예년과 비교해 단기간 내린 눈은 많았음에도 봄철 각종 용수 부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24일까지 내린 강수량은 전국 평균 214.4㎜로 평년 대비 111% 수준이다.
지역별로 경기권은 194.7㎜로 평년대비 121% 수준을 기록했다. 충청권은 충북 176.2㎜, 충남 189.5㎜로 모두 평년과 비슷(101%)했다.
영남권은 경북 147.6㎜, 경남 290.3㎜로 평년대비 각각 87%, 135% 수준을 보였고, 호남권은 전북 234.9㎜, 전남 297.0㎜로 평년대비 각각 113%, 139%를 기록했다. 강원권은 173.9㎜로 평년대비 84% 수준이다.
경북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올해 겨울 강수량이 예년 평균을 웃돌았음에도 봄철을 앞두고 가뭄 걱정을 씻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낙동강권역 영천댐이 가뭄 ’주의‘ 단계에 진입하기도 했다.
영천댐 주변 지역 강수량은 지난해 12월 1일 이후부터 지난 19일까지 예년 대비 25.6%(15.6㎜) 수준에 그쳤다. 거기에 올해 초 한파로 하천이 얼고, 포항시 제2취수장 가동보가 고장 나면서 하천수 취수마저 어려워져 가뭄 상황을 심화시켰다. 결과적으로 영천댐에서 일부 생활·공업용수 대체 공급이 이뤄지면서 가뭄 ‘주의’ 단계 진입이 애초 예상보다 앞당겨졌다.
충청권(금강권역) 보령댐 역시 가뭄 ‘관심’ 단계에 진입하면서 환경부 가뭄 관리 대상이 됐다. 보령댐은 지난달 2일 가뭄 ‘관심’ 단계에 진입한 이후 현재까지 저수량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25일 기준 저수율은 32.6%로 예년 대비 80.7% 수준이다.
봄 가뭄은 지난 2023년 전국에 걸쳐 큰 피해를 낳은 바 있다. 당시 전남 완도 등 일부 섬 지역에서는 2일 급수, 6일 단수를 할 정도로 물이 부족했다. 당시 주민들은 세수한 물을 버리지 않고 손과 발을 씻는다거나, 목욕도 4~5일에 한 번 할 만큼 물 부족에 시달렸다.
보길도에서 태어나 80년을 살았다는 주민 조충연(80) 씨는 최근 가뭄에 대해 “태어나서 처음 겪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봄 가뭄이 심해지기 전에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 다양한 대응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영천댐은 추가적인 가뭄 단계 격상을 막고, 생활·공업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루 최대 4만t인 하천유지용수를 줄이기로 했다. 임하댐과 연계 운영을 통해 공급하는 금호강 수질개선 용수를 단계적으로 줄여 댐 용수를 비축할 방침이다.
또한 댐 용수 비축에 따라 하천 유량이 줄고 가뭄이 심화해 수질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수질 감시망도 강화하기로 했다.
보령댐 역시 생활·공업용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강 하천수를 끌어다 공급 중이다. 도수로를 통해 하루 최대 11만5000t의 물을 보령댐에 공급한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25일 보령댐 현장을 찾아 저수 현황과 용수 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이 차관은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관계기관 협력, 추가적인 수자원 확보 등 선제적인 용수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현재 보령댐 공급 지역을 포함해 전 지역 모두 생활·공업용수를 정상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불확실한 강수 양상에 대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공업용수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