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패배요인 李 스스로 비호감 때문"
"사유화 되면서 당 정체성도 함께 소멸했고
이재명 최선 다해 국민과 막아낼 수밖에…"
"대권주자 공통 선개헌 후대선하자" 제안도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비명횡사' 공천 등 '이재명 사당화'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새미래민주당(새미래당)이 조기 대선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구심점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미래당을 향해선 한때 김종민 의원의 탈당으로 원외 정당이 되며 '제2의 민주당'으로의 구심점이 되기는 어렵단 분석들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창당 7개월만인 지난해 9월 새로운미래에서 '새미래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최근 당의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인 이낙연 상임고문이란 '불씨'를 지켜달라는 호소를 이어가는 등 당 재건에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이다.
당의 지지율 상승이 있을 때마다, 또 당의 창당일 등 이벤트 때마다 당원들의 '송금 인증'이 이어지는 등 건강한 당 운영 역시 이뤄지고 있다.
'원외정당'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김대중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문재인정부 청와대 초대 정무수석을 역임한 전병헌 전 의원이 지난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선출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들이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새미래당 당사에서 전병헌 대표를 만났다.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는 '동반 청산론'을 강조함과 함께, 새미래당이 민주당을 계승하는 '적통'임을 강조했다.
전 대표는 '이재명의 민주당'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하면서 새미래당이 이번 조기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의 정통성을 잇고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좀 더 잘 소구해야 하는 지점에 대한 고민도 큰 모습이었다.
지난 20대 대선의 패인은 이재명 대표 본인에게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자칫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형사재판의 계속 진행 여부 등을 둘러싸고 나라에 "내란 정도가 아닌 내전"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이후 제왕적 대통령 권력에 대한 '개헌론'이 분출되고 있는 분위기에 발맞춰, 조기 대선 성사시 출마할 대권주자들이 공통으로 "선개헌 후대선을 하자"는 선언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새미래민주당'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이 남다를 거 같은데.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더 이상 민주당이 아니고 '이재명의 민주당'이 돼 버렸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부터 '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도 아니고, 그냥 민주당이 돼서도 안되고 이재명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해 당시 많은 중진들 그리고 민주당의 정통성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많은 정치인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게 사실이다. 결국은 그가 얘기한 대로 민주당을 이재명의 정당으로 사유화하는 데 성공했고, 일극체제를 만드는 완성도 거의 다 했다.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민주당은 일단 현재 상태에서는 사실상 소멸된 상태다.
민주당이 갖고 있었던 그동안의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중도진보로서의 정체성을 사실상 소멸시켜 버렸다. 또 김대중의 정신과 비전, 노무현의 가치, 문재인의 정책적 방향들을 다 지워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정통 민주당을 잇는 정당이 아닌 이재명 개인의 사당이 됐다. 중도진보로서의 건강한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할 수 있는 정당은 우리밖에, 새미래당밖에 없다.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을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겠다'라는 의미를 함축한 새미래가 민주당의 적자로서 정통성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반 퇴장론을 언급했었다. 이것이 시대정신으로도 수식됐는데, 실현되기 위한 기반은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가.
"일단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스스로 계엄령이라는 위헌적인 행동을 벌임으로 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는 여러 범죄리스크가 하나도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공직선거법 같은 경우는 벌써 판결이 나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계속 끌고 있다. 지금 윤 대통령 탄핵이 먼저냐,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유죄 판결로 인한 피선거권 제한 문제가 먼저냐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 대표가 만약에 범죄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에 나서게 되면 대한민국은 엄청난 지금 정도의 혼란이 아니라, 훨씬 더 강력한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나라의 명운이 걸린 문제다. 우리는 이 대표의 집권을 최선을 다해 국민과 함께 막아낼 수밖에 없다고 말씀을 드린다. 이 대표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면, 스스로가 범죄리스크에 대한 도덕적·양심적 책임을 지고 이번 대선 출마 선언을 포기해야 한다. 그것이 덕성과 인성을 갖춘 양식 있는 지도자의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이유는.
"이재명이 나오면 반대를 하는 이유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이낙연 상임고문의 표현을 빌리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리스크가 된다'는 것이다. 나의 표현으로 하면 범죄리스크를 가진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내란 정도가 아닌 내전이 된다. (당선이 되더라도 계속) 재판을 진행하느냐 마느냐로 심각한 논쟁이 생기고, 그런 점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과의 경쟁 과정을 보면 '누가 덜 나쁘냐. 누가 비호감이 세냐'의 대선이었다. 결과적으로 당시 이재명 후보는 윤 대통령보다 더 비호감이어서 패배를 한 것이다. 그것을 본인 탓을 하지 않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 내 대권 경쟁자였던) 이낙연 상임고문 탓을 하며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 또 이런 상황서 (조기 대선 성사시, 해당 시점까지) 대법원 재판 결과가 안 나와서 출마한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후안무치하다."
- 이재명 대표의 비명계 끌어안기 연속 행보는 어떻게 보고 있나.
"'이재명의 민주당'이 갖고 있는 일극체제의 비정상적인 단면을 상징적이고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당내 중진 정치인들과 당대표가 밥을 한 번 먹는 걸 가지고 대단한 무슨 이벤트가 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정당의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박용진 전 의원 같은 경우는 지난 공천 파동 비명횡사 이후에 처음으로 만났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오히려 그동안 당 운영이 참 얼마나 비정상적이었나라는 것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다. 의전적이고 의례적인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회동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
이 대표가 생각하고 있는 목표는 그나마 남아 있는 당내에 작은 이견들을 제압하고, 그나마 남아 있는 쥐꼬리만 한 다양성조차도 지우려고 하는 노력의 일환인 것 같다. 중진 정치인이라는 분들이 당대표에게 밥 한 공기 얻어먹고선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은 중진 의원으로서, 그리고 더욱이 지도자로서는 자질이 스스로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 이번 인터뷰를 통해 '선개헌 후대선'을 처음 언급했다.
"지금부터라도 여야가 합의해서 개헌 논의를 하면 얼마든지, 조기 대선을 한다 하더라도 조기 대선 전에 개헌을 할 수가 있다. 이 대표가 본인이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개헌에 대해서 반대를 한다. 윤 대통령이 탄핵이 돼서 조기 대선을 급하게 치르게 될 수밖에 없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된다면 이번에 나오는 조기 대선에 나오는 모든 후보들은 본인의 임기를 단축해 차기 대선을 총선(2028년)과 맞추자. 그러니까 총·대선을 함께 치르도록 해서 선거의 경제성과 가성비도 높이고 그리고 혼란도, 국론 분열도 줄이자는 것이다.
그리고 87년 (헌법)체제를 조기에 종식해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권력 구조를 바꿔서 협치와 타협이 강제될 수 있도록 권력구조도 바꾸자. 특히 선거법도 다당제를 통해서 협치와 타협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선거법도 바꿔서 정당 구조도 바꿔내는 역사적인 책무를 (이행해) 그래서 대한민국의 87년 체제를 벗어나자. 이번에 나오는 모든 대선 후보가 임기 단축과 총·대선 동시 실시란 개헌을 할 수 있도록 선개헌을 하고 총·대선을 하도록 하는 공통 공약과 약속을 하고 이번에 대선을 치르기를 제안한다. 그런 약속을 하고 출마할 것을 이번에 최초로,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바이다."
- 이외 강조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의석을 한 석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측면 때문에 우리의 활동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기 대선을 계기로 해서 집권을 반드시 하는 촉매제 역할을 (당이) 하겠다. 지금 '윤석열과 이재명의 동반 청산'이라는 시대정신을 외치고 있는 정치 세력은 현 한국 정치권에서 유일하게 새미래밖에 없고, 이러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은 국민의 절반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다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미래당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다음번에 집권하는 데 매우 유리하고 국민들한테 신선한 느낌을 줄 것이다.
지금 한국 정치 상황에서 '윤석열과 이재명의 동반 청산'은 슬로건이라기보다 과거 정풍 운동 내지는 정치 개혁 운동에 버금가는 매우 중요한 어젠다이다. 이런 것들이 대선이 가까울수록 국민들에게 아주 큰 울림을 주면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