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타격 부진으로 개막 엔트리 제외 전망
1할대 타율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으로 빅리그 잔류
마이너리그 강등시 빅리그 복귀 쉽지 않아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의 김혜성은 시범경기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메이저리그(MLB)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 MLB닷컴은 4일(이하 한국시각) 개막전에 출전할 26명의 선수를 포지션별로 갈무리하면서 김혜성의 이름은 제외했다.
이 매체는 “김혜성은 다저스가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로 내보내면서 주전 2루수를 맡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라면서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스프링캠프 훈련을 지켜본 뒤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다저스가 계약 직후 포지션 경쟁자인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하며 주전 경쟁이 보다 수월해진 그는 시범경기를 통해 2루수와 유격수 내야 포지션은 물론 외야 수비까지 나서며 유틸리티 자원으로 가치를 높였다.
문제는 타격 성적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 8차례 MLB 시범경기에 출전해 17타수 2안타, 타율 0.118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일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가동했지만 그전까지는 내야 안타가 한 개일 정도로 전반적인 타구질도 좋지 못했다.
개막 엔트리 제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쉬움이 남는 게 바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을 넣지 못했다. 역시 시범경기 성적이 부진했지만 빅리그 잔류로 현지 적응력을 높여 살아남는데 성공한 선배 김현수(LG)의 사례도 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크다.
KBO리그서 2015시즌을 마치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한 김현수도 시범경기 부진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시범경기에서 8경기째 만에 겨우 안타를 때려낼 정도로 혹독한 적응기를 보낸 김현수는 시범경기 타율이 0.178에 그쳤다. 1할대 타율은 물론 당시 빗맞은 안타가 대부분이라 타구질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점은 현재 김혜성과 비슷하다.
하지만 김혜성과 달리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 빅리그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빠르게 적응력을 끌어올리며 그해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으로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어찌 됐든 새로운 무대인 만큼 선수에게는 충분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마이너리그 강등시 다시 빅리그로 올라오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만큼 만약 김혜성의 개막 엔트리 진입이 무산된다면 계약 조건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게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물론 김혜성은 보다 높은 금액에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제시한 LA 에인절스의 제안을 뿌리치고 다저스와 계약을 체결하긴 했다. 이 선택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