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GS·금호 건설 4곳 공채 진행
경기 악화에 계획 없거나 미정인 곳 다수
건설업계가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시즌에 돌입했지만 경기 불황 장기화로 채용문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수주·착공·고용과 관련된 주요 건설 경기 지표가 모두 악화되며 건설사들도 인력 채용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당분간 채용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건설)·현대건설, GS건설, 금호건설 등 4곳 대형건설사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17일까지 건축·토목·에너지/플랜트·주택·반도체생산설비·IT기획/운영 등 기술직과 경영지원직군으로 공채 원서 접수를 받는다. 기 졸업자 및 오는 8월 졸업 예정자가 대상이다.
현대건설도 오는 24일까지 토목, 건축, 플랜트, 뉴에너지(원자력·기계·전기·토목·건축), 지원본부, 안전 등 6개 직군에 대해 지원서를 접수한다. 국내 4년제 대학 석·박사 졸업자와 8월 졸업예정자가 대상으로 최종 합격 발표는 오는 7월이다.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100명 내외다.
눈에 띄는 대목은 ‘뉴에너지’와 ‘안전’ 직군이다. 뉴에너지 부문은 현대건설의 수소에너지 사업 확대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대건설은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수소에너지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확대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안전’ 직군은 올해 새로 추가됐는데 최근 세종고속도로 붕괴 등 사망사고 발생으로 안전관리 역량 강화 필요성이 부각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시공 분야 7개 직군, 사업 분야(영업·구매) 13개 직군, 설계 분야 6개 직군, 안전 분야 2개 직군, 경영지원 분야 2개 직군, 연구개발(R&D) 분야 1개 직군에서 신입 사원을 모집한다. 신사업 및 R&D 부문이 새로 추가됐다.
접수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채용 규모는 45명 정도가 예상된다. GS건설은 지난해 상·하반기 90여명을 선발한 바 있다. 온라인 채용설명회와 카카오톡으로 실시간 채용 관련 상담도 제공한다.
금호건설도 지난달 말부터 13개 직무로 나눠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 4개 분야였으나 13개 분야로 채용 항목이 크게 늘었다. 마감 기한은 오는 9월까지다.
대형 건설사들이 업황 부진에도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은 토목·건축·플랜트 등 중장기 프로젝트나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다만 전반적인 건설 업계 분위기는 채용문을 걸어 잠그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공개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전체 업종 중 건설업은 신규 채용에 가장 소극적이었다.
건설사 4곳 중 3곳이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33.3%는 채용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는 경기 침체로 16만7000명 감소했다.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설·부동산업 고용 창출은 내수 경기의 중요한 잣대가 되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상반기 공채를 건너뛰고 프로젝트나 대규모 수주가 있을 때 필요하면 수시채용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나 업황을 살펴보면 올해까지는 업계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채용 인원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