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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저축은행, 9분기 만 흑자 전환에도…"매각 영향 미미"


입력 2025.03.18 06:22 수정 2025.03.18 06:22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작년 4분기 잠정 순익 76억원

흑자 전환에 매력적 평가나오지만

"드라마틱한 효과 없을 것" 전망

금융위 '경영개선 권고' 변수도

상상인저축은행이 지난해 4분기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영업이익으로 90억원을 잠정기록했다. 사진은 상상인저축은행 분당 사옥 전경.ⓒ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이 9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OK금융그룹에 매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면서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측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누적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분기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매각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4분기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영업이익으로 90억원을 잠정기록했다. 2022년 3분기 이후 첫 흑자 전환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지난해 3·4분기 영업손실은 127억원으로 전 분기(-219억원) 대비 42%(92억원), 전년 동기(-296억원) 대비 57%(169억원) 손실 폭이 줄었다. 지난해 2·4분기 영업손실(-219억원) 역시 1·4분기(-480억원)보다 손실 폭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번 상상인저축은행의 흑자 전환은 지난해 매 분기 손실 규모를 축소한 데 따른 결과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 충당금 추가 부담이 줄어들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조달 비용이 감소한 효과도 반영됐다.


당기순손실이 꾸준히 축소되며 4분기 잠정 순손실은 약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소송 관련 충당부채가 포함된 실적으로 이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잠정 순이익은 76억원이다.


현재 상상인그룹은 OK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의 저축은행 지분 매각 명령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양사간 매각가 눈높이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매각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상인저축은행이 흑자 전환을 이뤄내면서 매각가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얻어냈다는 반응이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선 흑자가 났다는 건 저축은행의 사이즈가 커졌다는 뜻인 만큼 구매자 입장에선 관심이 더 생길 수 있다. 또한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다만, 상상인 측에서 흑자가 났다는 이유로 매각가를 너무 올린다면 OK금융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이 엄청나게 좋은 것도 아닌 만큼 매각에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가 난 것인데, 누적 실적으로 보면 아직도 손실이 크다"며 "물론 흑자가 났다고 하지만 비약적인 변화가 생긴 게 아닌 만큼, 매각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줄다리기가 더 길어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금융위의 '경영개선 권고' 부과 여부도 또다른 변수다.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오는 19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적기시정조치 의결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경영개선 권고'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개선권고는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처분 등을 권하는 가장 낮은 단계로 권고 이행 기간 중 자산건전성 개선 상황 등을 살펴보고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될 경우 종료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 권고'까지 내려진다면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긍정적인 요소로 꼽히는 '흑자 전환' 역시 매각에 큰 효과를 주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전망이나 업황이 좋았다면 매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겠지만, 현 시점에선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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