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4월부터 11월 무더위 예고
국내 맥주 제조사, 브랜드 차별화 구축
홈술도 지속…묶음 할인 판매‧굿즈도 선봬
여름철 주류업계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맥주 전쟁’에 벌써부터 불이 붙었다. 올해는 4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예고되면서, 국내 맥주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점유율 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국서 비가 연일 오락가락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날씨에 따른 타격을 입었다. 여름 장마와 폭우 등의 기상 악재가 겹쳐 매출이 신통치 않았는데, 올해는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됨에 따라 맥주 매출 우상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기상청이 발표한 ‘2025 기후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23.4~24.0℃)보다 높을 확률이 60% 달했다. 또 4월부터 초여름에 준하는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관측도 함께 내놨다. 예측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오비맥주(올 뉴 카스+한맥) ▲하이트진로(테라+켈리) ▲롯데칠성음료(클라우드+크러쉬)는 여름 시장 선점을 위한 진용을 갖췄다. 여기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맥주가 역습을 시도하며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여름 성수기 시장은 맥주 브랜드의 운명을 가를 만큼 중요한 시기다. 주류업계 1년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각종 마케팅과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경쟁에 불이 붙는다.
주류업계는 올 여름 맥주 전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맥주업체들이 주력 브랜드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점차 다양화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데다, 각종 수제맥주부터 편의점 PB맥주의 진출까지 각 사 만의 경쟁력이 강화된 맥주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기업 간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오비맥주가 최근 대표 브랜드 ‘카스’의 비주얼 브랜드 아이덴티티(VBI) 리뉴얼을 발표하며 변화에 나서자, 그 뒤를 바짝 추격하던 경쟁사 하이트진로 역시 ‘테라’ 브랜드 리뉴얼로 즉각 맞불을 놨다.
각 사에 따른 브랜드별 전략 수립도 마쳤다. 오비맥주 카스는 맥주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각종 페스티벌 등 오프라인 행사에서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2분기 중 패키지 리뉴얼을 기념해 콜라보 굿즈 제작 및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다양한 음악 페스티벌 후원도 한다.
한맥은 올해 ‘영화’와 ‘생맥주’를 내세운 마케팅에 주력한다. 영화관 ‘메가박스’, OTT 플랫폼 ‘왓챠’와 협업해 한맥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영화 관련 콘텐츠 제공과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여기에 올해에도 작년 2024년 3월에 리뉴얼 출시한 한맥의 생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를 취급하는 판매처를 전국적으로 계속 확대하는 한편, 판매처를 대상으로 생맥주 관리법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경쟁사 하이트진로 테라는 대중성 확대를 위해 점프업 2025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모델 교체와 함께 제품 리뉴얼 등 새로운 활동을 통한 Newness 및 모멘텀 증대에 주력하고 협업 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다.
테라라이트의 경우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관심이 높은 20대 초반 고객을 중심으로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켈리는 맛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 대상 활동 강화를 위해 작년에 블루리본과의 컬래버 활동 진행했으며 및 올해는 CGV와 연계한 활동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4세대 맥주 크러시를 앞세운다. 올해 1.6L 투명 페트를 리뉴얼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번 페트병은 시각적 청량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게 특징으로 저비중 라벨의 도입으로 분리수거와 재활용 편의성까지 높였다.
특히 올해는 홈술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주류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통상 맥주와 소주의 유흥용과 가정용 시장의 비율은 6대 4정도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음주 트렌드 변화 등의 영향으로 주류 판매 비율이 3대 7까지 바뀌었다.
주류업계는 대형마트 등에서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대용량 묶음 할인 판매 행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카스 브랜드를 위주로 다양한 SKU로 묶은 가성비의 실속형 패키지들을 연중 판매하고, 전용잔 등 홈술족을 겨냥한 굿즈도 판매할 예정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정 기온이 오르면 시원한 맥주의 타격감 덕에 온도와 맥주 판매가 비례관계를 보이는 경향이 짙다”며 “일반적으로 홀수년도의 경우 스포츠 빅 이벤트도 없기는 하지만 유흥시장의 침체가 있을 때에도 가정시장이 반짝 반등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