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잔디’ 오명 서울월드컵경기장, A매치 기간 긴급 복구 나서
경기 치른 김기동 감독 “확실히 저번보다 좋아져” 만족감
수훈선수 정승원 “잘 관리만 된다면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논두렁 잔디’라는 오명을 쓰며 논란이 불거졌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 상태가 조금이나마 개선됐다.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과 대구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맞대결은 경기 시작 전부터 잔디 상태에 관심이 쏠렸다.
최근 한국 축구의 최대 이슈는 잔디 문제다.
역대 가장 이른 개막으로 추운 날씨에 잔디가 딱딱하게 얼어붙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고, 이는 경기력과도 직결돼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축구의 성지로 울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시즌 초부터 ‘논두렁 잔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국제적으로도 망신살이 뻗쳤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출신 제시 린가드는 K리그 경기 도중 잔디에 발이 걸려 큰 부상을 당할 뻔했고, 결국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실망스러운 잔디 상태는 대표팀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대표팀은 6만 관중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떠나 경기도 고양과 수원서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7,8차전을 치렀고, 승리 없이 2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남겼다.
결국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나섰다. A매치 휴식기를 이용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긴급 복구에 나섰고, 이날 서울과 대구의 맞대결에서 마침내 복구 결과물이 나왔다.
현장서 확인한 잔디 상태는 일단 육안으로만 봤을 때 나쁘지 않아 보였다. 서울 관계자도 “외관은 합격”이라면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는데 경기 이후 사량탑과 선수의 반응도 만족스러웠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나는 만족했다. 볼 스피드도 빨라졌고, 선수들 볼 컨트롤도 좋아졌다”면서 “확실히 저번보다는 좋아진 것을 느낀다. 앞으로도 좋은 잔디에서 할 수 있게 모두가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후반 막판 1골 1도움을 올리며 서울의 수훈 선수로 선정된 정승원도 “그래도 많이 보완이 된 거 같다. 패스라든지 볼 잡기 전에 상황들을 미리 생각할 수 있어 좋았던 거 같다”며 “안 메워진 부분이 아직 있을 수 있는데 그래도 잘 관리만 해주신다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