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장] FDA 불발에 애타는 HLB 주주…진양곤 회장 "리보세라닙 허가 자신"


입력 2025.03.31 13:29 수정 2025.03.31 13:35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HLB그룹 정기 주주총회 개최

주주에게 사과 전한 진양곤 회장

이르면 7월 리보세라닙 허가 기대

차세대 신약 리라푸그라티닙 일정 공개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31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HLB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리보세라닙이 FDA 승인에) 성공한다면 실패도 과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31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LB그룹 정기 주주총회에서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한 진양곤 회장은 실패를 딛고 반드시 FDA 허가를 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진양곤 회장은 “오랜 세월 함께 마음을 나누며 격려해왔던 주주분들께 환한 웃음을 선물해드리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임직원 모두는 전력을 다했으나 이 모든 결과는 최고 경영자인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고 말했다.


진양곤 회장은 이어 “무슨 말로도 위로가 안될 것이지만 정말 죄송하다”며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보여드려 기어이 꽃을 피워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HLB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은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의 병용요법으로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신청했으나 지난 20일 2차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지난해 5월 첫번째 CRL을 수령한지 약 10개월 만의 결과다. FDA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생산공장 CMC(제조품질관리)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망 감추지 못한 주주들…HLB 7월 승인 ‘기대’
주주총회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HLB 주주가 진양곤 회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HLB

유한양행 ‘렉라자’에 이어 두번째로 FDA 문턱을 넘을 국산 항암 신약이 HLB 리보세라닙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던 만큼 주주총회 현장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5년 넘게 HLB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한 주주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며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이른 아침에 진행된 주주총회였지만 현장에는 200명 넘는 주주들이 참여했다.


이날 주주총회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계획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HLB 주주들은 “지적 사항이 경미하다는 것은 회사의 희망 회로가 아니냐”, “1차와 달리 지적 사항이 줄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냐”며 애타는 마음을 드러냈다.


진양곤 회장은 이에 “(병용요법 파트너인) 항서제약이 CRL을 수령한 다음날 미국 FDA에 구체적인 미비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포스트 액션 레터(PAL)을 요청했다”며 “미국 자회사인 엘라바와 긴밀하게 소통, 보완 사항을 조속히 파악해 가능한 빠르게 승인을 획득하겠다”고 말했다.


장진우 HLB IR 담당 부사장은 “이번에 지적사항인 CMC 문제 CRL은 보완 후 높은 승인율을 보인다”며 “CMC를 지적한 CRL의 경우 89%의 높은 승인율을 보이는 반면 임상 결함에 의한 CRL은 승인률이 24%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HLB는 2차 CRL에서 지적 받은 사항을 보완해 5월 재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진우 부사장은 “지난해 받았던 첫 CRL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두번째 CRL에 대해선 좀 더 빠르게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클래스 1을 받을 경우 서면으로 답변만 하면 돼 7월에는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지적 사안에 대해 추가 자료를 제출하면 FDA는 수정 범위와 중대성에 따라 이를 클래스1, 클래스2 등으로 분류한다. HLB는 클래스1을 받으면 7월 내 결과를 받을 수 있지만 클래스2를 받으면 10월 중순에 결과가 날 것이라 밝혔다.


항서제약과의 소통과 관련해서 진양곤 회장은 “항서제약 측에서 PAL을 받으면 바로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항서제약의 내부 시설 보완에 관한 부분이라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수 없지만 알게 되는 사실은 주주들에게 항상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HLB는 IR 설명회를 통해 차세대 파이프라인인 FGFR2 억제제 ‘리라푸그라티닙’을 소개했다. HLB는 올해 연말 FDA에 담관암 2차 치료제로 리라푸그라티닙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장진우 부사장은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능력이 우월한 신약 물질로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 받아 허가 절차시 신속 심사 및 우선 심사 혜택을 받게 된다”며 “기존 치료제 대비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이 4개월 가량 연장된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장진우 부사장은 “리라푸그라티닙은 올해 12월 FDA 신약 허가 신청을 해 2026년 8월에 승인 받는게 목표”라며 “글로벌 빅파마와도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우 부사장은 “올해 그룹사 가운데 HLB, HLB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 등 3개사에 신약 파이프라인 관련 굵직한 성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경우 그룹사 전체의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날 이날 HLB그룹의 ▲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등 5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은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철회 결정됐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