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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폭격 D-1] '메이드 인 아메리카 칩'도 무용?...삼성·SK '고심'


입력 2025.04.02 11:20 수정 2025.04.02 11:21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한국시간 3일 오전 '상호관세' 본격화

韓 반도체 품목별 관세까지 더해져

'보조금 재협상'도 거론...딜레마 빠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워싱턴DC로 돌아가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가 임박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관세 부과가 공식화하면 어떤 형태로든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 행정부가 보조금 재협상 카드까지 꺼낸 상황인 만큼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일 오후(현지시간·한국시간 3일 오전) 이른바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


상호관세는 다른 국가가 미국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 만큼 미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개념이다. 상호관세 발표 직전인 오늘까지도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의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수입품에 대해 20%의 단일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로 개별적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미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25%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별 상호관세가 본격화하면 이중으로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당장 반도체 수출길이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7.5%로 높지 않지만 상호관세안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반도체 제품의 특성상 여러 국가를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관세 부과 기준과 범위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세 리스크' 대응 방안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꼽히지만, 이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각각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이다.


문제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칩'을 만들기 위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조금 재협상' 카드를 꺼내들고 나서면서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삼성전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간)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 이상 투자를 촉진하는 '미국 투자 액셀러레이터’' 사무국을 상무부 내에 설립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직은 대미 투자 기업에 규제 절차 및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법 실무를 담당하던 반도체법 프로그램 사무소(CPO)가 이 조직에 흡수된다.


CPO는 조 바이든 정부 시절 발효된 반도체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반도체법 예산 분배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해왔다. 반도체 보조금이 돈 낭비라고 비판해온 트럼프가 정권을 잡으면서 CPO 직원 다수는 구조조정을 통해 짐을 쌌다. 트럼프는 신설기구가 CPO를 책임질 것을 지시하며 "이전 행정부보다 훨씬 더 나은 반도체법 협상을 이끌어낼 것"을 주문했다.


반도체법 영향권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임 행정부에서 확정한 보조금 규모나 지급 조건 등이 바뀔 가능성에 놓인 셈이다. 주요 외신은 "보조금을 약속받은 기업들이 최근 1000억 달러(약 147조 원)의 대미 추가 투자를 발표한 TSMC처럼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보조금 규모를 늘리지 않고 수십억 달러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게 미국의 목표"라고 전하기도 했다.


보조금을 포기하든 추가 투자를 단행하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출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조금 변수에 관세 문제까지 얽히며 국내 기업들은 더욱 깊은 딜레마에 빠질 전망이다. 두 회사는 앞서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각각 47억4500만 달러(약 6조9760억원), 4억5000만 달러(약 6616억원)의 보조금을 확정받은 바 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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