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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폭탄] 사라지지 않은 트럼프 리스크…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팜 '촉각'


입력 2025.04.03 14:41 수정 2025.04.03 15:35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트럼프 국가 상호 관세 발표

의약품 관세 부과 가능성 ‘여전’

삼성바이오로직스 현지 공장 설립 계획 없어

SK바이오팜·셀트리온 재고 확보 등 유연 대응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 내용을 공개했다. ⓒAP/뉴시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실체를 드러냈다. 이번에 발표한 상호 관세 대상에서 의약품은 제외됐지만, 향후 품목별 관세 발표에서 구체적인 인상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정권에 들어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국에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년 동안 미국은 가까운 나라와 먼 나라, 친구와 적국 모두에게 약탈당하고 강탈당했다”며 나라별 상호 관세율을 직접 발표했다.


이번 상호 관세 발표에서 의약품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의약품과 반도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관세 부과를 예고해 온 만큼 향후 품목별 관세를 따로 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상호 관세 연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차와 선박, 비행기 그리고 의약품을 미국에서 만들 것”이라며 “제약사들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들은 막대한 세금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현지 생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당장 한숨을 돌린 제약·바이오 업계도 의약품 관세가 단계적으로 25%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제약 회사들은 이미 제조 운영을 리쇼어링 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상호 관세 발표가 아니더라도 의약품 관세가 언제 부과될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전한 관세 ‘리스크’…삼성바이오로직스 CDMO 타격
ⓒ삼성바이오로직스

트럼프의 관세 화살이 언제 의약품으로 향할지 모르는 상황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분주히 나서고 있다. 미국 수출 물량이 많은 신약 개발사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이 그 대상이다.


CDMO 사업에 주력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세 리스크에 노출된 대표적인 국내 바이오 기업이다. 미국이 의약품의 자국 내 생산을 장려하면서 현지에 생산 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해외 기업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 고객사인 글로벌 빅파마에게 공급하는 구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만약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한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생산시설이 국내에 집중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는 가격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매출 비중은 25.8%로 유럽의 65.2% 다음으로 높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공장은 모두 국내에 위치해 있다. 미국 현지에도 생산 시설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장에 미국 현지 생산 계획은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해외 거점 마련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면서 “해외 공장을 인수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노후화와 같은 문제도 있을 뿐더러 송도에서 마련한 인프라가 있어 국내 증설이 가장 효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또한 미국 공장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를 진행해 왔으나, 국내 증설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춘 만큼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규모를 늘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재고 확보한 SK바이오팜·셀트리온…“현지 생산도 고려”


신약 개발업체인 SK바이오팜은 미국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CMO(위탁생산) 업체를 통한 외주 생산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관세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지 CMO 기업과 수주를 맺으면 단기간에 미국 생산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현재 국내에서 원료 의약품을 제조한 뒤 캐나다에서 완제 의약품으로 만들어 수출하지만 필요한 시점이 오면 즉각 (미국) 현지 생산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로 미국에서만 43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의 전체 매출은 5476억원으로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한다. 미국 비중이 큰 만큼 SK바이오팜은 관세 인상에 대비해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고 재고 물량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의존도가 높은 셀트리온도 9개월 분량의 재고를 미국 현지로 이전해 올해 판매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대비했다. 또한 관세 부담이 낮은 원료 의약품 수출에 집중하고 필요시 현지 업체를 통해 완제 의약품을 추가 생산하거나 현지 시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서만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앞서 셀트리온은 장기적으로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재고의 상당 부분을 미국으로 옮겼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적절한 대응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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