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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교사 "4·3 유전자 흘러서" 발언…학교 측 "깊이 사과"


입력 2025.04.12 15:50 수정 2025.04.12 15:50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학교 "역사적 사건 언급하는 방식에 있어 부적절했다고 판단"

교사 "학생들 수업에 적극 임하면 좋겠단 의미…비하 의도 없어"

제주 한 고교에 붙은 대자보.ⓒ연합뉴스

제주 한 고등학교 교사가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렇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학교 측이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제주 A 고교는 지난 11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장 명의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근 수업 중 교사 발언과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지역사회·교육 공동체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지난 3월 초 1학년 통합사회 수업 사전교육(오리엔테이션·OT) 시간에 나왔다.


학교 측은 "학생들과 교사가 학기 초 처음 만나는 상황에서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이 반응하지 않자 '제주도는 옛날부터 말을 하면 잡혀가서 그 유전자가 각인된 것 같다', '4·3 유전자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발언을 들었다는 학생 진술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 면담과 진술서를 통해 첫 수업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말이었음을 확인했지만, 역사적 사건을 언급하는 방식에 있어 부적절했다고 판단된다"며 "해당 교사에게는 해당 사안의 엄중함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3 평화공원 견학과 4·3 계기 교육 등 매년 교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권과 역사 감수성 교육을 전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더욱 내실화하겠다"며 "이번 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계신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교육적 책임과 윤리 의식을 되새기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교사도 학교 측에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겠다는 의미였고, 4·3 사건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1일 해당 학교 학생회실 벽면과 외부 조각상 근처에는 3학년 학생 이름으로 교사의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렇다"는 발언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내걸린 바 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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