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도 홀린' 김연아 가산점 퍼레이드
레미제라블 맞춰 완벽한 프리 스케이팅
전 챔피언 코스트너에 20점 앞서 우승
‘피겨퀸’ 김연아(23)는 담대했다.
코피를 흘리며 제대로 점프를 뛰지 못한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 트리플 악셀에서 다시 한 번 '두발 착지'를 한 아사다 마오(일본)에게 130점대 높은 점수를 퍼줘 긴장할 법도 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수준의 차이를 보여줬다. '레미제라블' 선율에 맞춘 그의 연기는 완벽했고 다시 한 번 '피겨 여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즈 가든서 벌어진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74.73점, 프로그램 구성 73.61점을 받으며 합계 148.34점을 받았다.
지난 15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69.97점을 받아 1위에 올랐던 김연아는 최종 합계 218.31점을 받아 197.89점에 그친 코스트너를 제치고 2009년 대회 이후 4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을 되찾았다. 코스트너에는 무려 20.42점이나 앞선 점수고 유일하게 200점대는 물론 210점대도 넘었다.
'피겨 여제의 품격'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완벽한 경기였다. 모든 기술에서 가산점(GOE)이 나왔다. 가장 낮은 GOE도 0.79점이었고 1.90점까지도 나왔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에 이은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1.90의 GOE를 챙긴 김연아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석연치 않은 롱 에지(부정 에지) 판정을 받은 트리플 플립에서도 1.90의 GOE를 기록했다.
이후 플라잉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 4를 받았고 트리플 살코 역시 완벽하게 뛰었다. 레벨 4의 스텝 시퀀스와 트리플 러츠까지 완벽하자 관중석은 술렁거렸고 더블 악셀과 더블 토룹, 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트리플 살코와 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도 완벽했다. 허리가 다소 좋지 않아 레이백 스핀은 레벨 3에 그쳤지만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까지 완벽하게 뛴 후에는 이미 '여제 대관식'을 예약한 뒤였다.
마지막 연기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이미 관객들이 기립하며 여제의 귀환을 반겼다.
기술 기본 점수 58.22점에서 GOE에서만 16.51점만 챙긴 김연아는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대부분 9점대를 기록했다. 특히, 몇몇 심판은 퍼포먼스 등에서 10점을 주는 등 여제의 완벽한 연기에 간접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한편, 쇼트 프로그램에서 6위에 머물렀던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에서 두발 착지를 하고도 8.50점의 기본 점수를 받은 채 GOE만 2.14점 깎이는 등 전반적으로 심판의 봐주기 판정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트리플 플립에서 회전수 부족, 트리플 러츠의 롱 에지 등이 이어지면서 무너졌다.
지난해 우승자 코스트너는 경기 직전 코피를 흘리는 악조건 속에서 연기를 펼쳤지만 트리플 룹 점프를 싱글로 처리하고 트리플 살코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하고도 적지 않은 점수를 챙기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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