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현장지원 2백명도 안돼, 이게 현실"
대국민 호소 통해 "너무 분한 나머지 눈물 머금고 호소한다"
‘세월호 침몰사건’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18일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데 누구 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도,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구조작업을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대국민 호소’를 통해 “2014년 4월 18일 현 시점에서 진행되는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에게 제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 16일 9시쯤 사고가 나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뉴스를 통해서 진행상황을 지켜보는 중 12시쯤 전원 구출이라는 소리를 듣고 아이들을 보러 이곳에 도착했지만 실상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존자 82명, 학생 74명, 교사 3명, 일반인 5명”이라며 “도착시간 5시 30분쯤 진도 실내체육관 비상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가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상황실도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 상황에서 아이들은 살려달라고, 차가운 물속에서 소리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민간 잠수부 동원해 자원 요청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흥분한 우리는 소동피고 난리쳐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며 “이 시간이 밤 10시가 넘었다. 그 시간에도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학부모와 민간잠수부는 생명을 걸고 들어가겠다고 오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또 “어제 현장을 방문했다. 인원은 200명도 안됐고, 헬기는 단 두대. 배는 군함 두척. 경비정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구조대원 8명이 구조작업을 했다”며 “9시 대한민국 재난본부에서는 인원 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으로 우리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까. 우리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 도와주십시오”라고 고개 숙여 호소했다.
한편, 세월호가 침몰한 지 40여시간이 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가 구조자 대신 사망자 소식 등 비보가 날아들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50분께 서해해경 수사과장은 실종자 수색상황 브리핑을 통해 오전 3시 20분부터 5시까지 해군 6명과 민간 잠수부 3명 등 6명이 각각 3차례씩 6차례 잠수 수색을 벌여 침몰 선박 선수에서 식당까지 라이프라인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그런 것 필요 없다. 시신이 인양됐을 때 구급차도 없었고 수색하고 있다고 했는데 구조대원도 없었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앞서 17일 밤에는 체육관을 방문한 단원고 교장에게 실종자 가족들이 몰려가 “교장이 먼저 학부모들을 찾아와 이야기를 해야지 무대 뒤에 숨어있느냐. 아이들은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 있는데 교장만 살아있는게 맞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단원고 교장과 교사 10여명이 체육관 단상에 올라가 무릎을 꿇고 “죽을죄를 졌다”고 사과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는 한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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