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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가맹점 수수료 높은 건 밴사 때문?


입력 2014.11.20 14:06 수정 2014.11.20 14:10        윤정선 기자

소상공인연합회 "밴사 불법 리베이트로 카드 수수료 높아"

IC단말기 교체 사업에 소상공인 참여시켜야…카드사 "의도 의심스러"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밴(VAN)시장 구조개선을 통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밴(VAN) 수수료 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밴사에 대한 불신으로 IC단말기 교체 사업에 소상공인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밴(VAN)시장 구조개선을 통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밴사가 대형가맹점에 연간 2400억원에 달하는 불법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있다"며 IC단말기 교체에 밴사가 아닌 자신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에서 하는 IC단말기 교체 사업은 소상공인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밴사에 맡긴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돈 문제를 떠나 IC단말기 교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카드업계는 밴사가 아닌 우리와 얘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 명목으로 결제금액의 2% 정도가 카드사에 빠져나간다. 이중 카드사는 단말기 설치나 전표수거와 같은 결제업무를 도운 밴사에 70~120원을 떼어준다.

카드사는 수수료를 정률제로 가맹점으로부터 받고, 다시 카드사는 밴사에 정액제로 수수료를 챙겨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액결제에서 카드사는 역마진을 내기도 한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5000원을 결제하면 카드사는 100원(2%)을 가맹점으로부터 받는다. 여기서 카드사는 밴사에 결제업무를 도운 대가로 120원을 떼 주면 20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카드사는 고액결제를 생각해 이 같은 손해를 감수한다.

하지만 카드결제가 보편화되고, 소액결제가 늘어나면서 밴사가 취하는 이득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를 낮출 수 없는 장애요인으로 꼽혔다.

카드사의 밴(VAN)수수료 지출 규모 ⓒ한국은행

실제 지난 2009년 전체 가맹점 수수료에서 밴사에 떼어주는 수수료는 6.7%에 불과했다. 하지만 해마다 계속 늘어 지난 2012년 10%를 처음 넘었고, 지난해 11.2%를 찍었다.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로 1000만원을 받아 과거 밴사에 67만원을 줬다면, 이제 112만원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밴사는 가맹점에 리베이트를 챙겨주며 불법 영업을 벌이기도 한다. 리베이트 대부분 카드사로부터 정액으로 받는 수수료 일부를 떼어주는 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는 것과 IC단말기 교체는 서로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다. 밴 수수료 체계 개편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한 것이다. IC단말기 교체는 카드 불법복제와 같은 보안 관련 문제다.

이 때문에 밴 수수료를 이유로 IC단말기 교체 사업에 자신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소상공인연합회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밴 수수료 체계 개편사업과 IC단말기 교체사업은 엄연히 별개 사안"이라며 "밴 수수료를 근거로 IC단말기 교체사업에 자신들을 참여시켜달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00억원의 기금만 보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고자 일부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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