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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빈공' FC서울, 박주영 판타지 경계


입력 2015.03.20 11:20 수정 2015.03.21 12:1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극심한 득점력 빈곤 속 박주영 향한 기대감↑

한 명에 의존하다 발목..실리축구 개선 시급

FC 서울이 공격력 빈곤에 시달리자 자연스레 박주영의 활약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FC 서울이 시즌 초반 극심한 공격력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3차전 웨스턴 시드니와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쳐 조 3위로 추락했다. K리그에서도 2연패를 당해 12개팀 가운데 11위에 그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공격력이다. 서울은 지난달 25일 광저우 헝다에 0-1패 이후 최근 5경기에서 2골에 그치고 있다. 무득점 경기만 벌써 세 번째다.

서울은 2~3년 전만 해도 공격력에 자신이 있던 팀이었다. K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평가받던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베이징 궈안)을 앞세워 한 시대를 호령했다. 하지만 데얀이 2014시즌 앞두고 중국 리그로 둥지를 옮기면서 서울의 고민이 시작됐다. 서울에서 3년간 활약한 에스쿠데로 역시 지난 2월 중국 장쑤 세인티로 떠났다.

서울은 데얀과 에스쿠데로의 공백을 메울만한 외국인 선수 보강에 실패했다. 서울의 공격 라인은 현재 최전방의 정조국을 필두로 고요한, 윤일록, 몰리나 등이 포진해있다. 이름값으로는 나쁜 선수 구성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뛰어나다고 하기도 어렵다. ACL과 K리그 정상을 노리는 수준의 팀이라기엔 부족하다.

서울은 최근 박주영(30)을 재영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2008년 AS 모나코에 입단하며 유럽무대로 진출한지 7년만의 복귀다. 무적 선수 신분으로 뛸 수 있는 팀이 필요한 박주영과 마침 공격수를 절실히 필요로 하던 서울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

최근 서울이 초반부터 빈공에 시달리면서 자연히 박주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마치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앞둔 시기에 홍명보호의 분위기가 비슷하다.

하지만 박주영이 돌아온다고 반드시 대안이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박주영의 현재 모습과 서울의 딜레마는 1년 전의 홍명보호와 똑같다. 당시 홍명보호는 박주영의 부활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경기 감각이 극도로 떨어진 박주영이 대표팀에서 동료들과 훈련하면 월드컵에서는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박주영의 발탁은 월드컵에서 처절한 실패로 끝난 바 있다.

박주영은 1년 사이에 두 번이나 장기간 무적 선수 신세를 전전하기도 했다. 더구나 박주영은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이 늦어져 아직 출전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의 박주영은 K리그에서도 검증이 덜 된 미지의 외국인 공격수보다 나을 게 없는 상황이다. 박주영만 믿고 당장 서울의 공격력이 급격히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어렵다.

현재 서울의 고민은 단지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만이 전부는 아니다. 지난 웨스턴 시드니전을 보면 골 찬스 자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미흡했다. 문전에서 창조적인 플레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데얀처럼 몇 번안되는 찬스에서 결정을 지어줄 수 있는 톱클래스의 공격수는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다.

골을 못 넣는다고 아쉬워하기 전에 왜 골을 못 넣는지 과정을 생각해야 한다. 서울의 시급한 과제는 공격 전술의 세밀함을 끌어올리는데 있다. 여기서 공격수보다 시급한 것이 중앙에서 경기 운영을 조율해줄 플레이메이커 부재다.

하대성의 이적과 몰리나의 노쇠화 이후 중앙에서 상대의 압박과 견제를 뚫어줄 창의적인 공격형 미드필더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아쉽다. 서울의 빈공이 어느 한두 선수에 의해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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