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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올해 '고난의 행군' 시작되나?


입력 2016.04.26 16:02 수정 2016.04.26 16:02        이홍석·김유연 기자

단기간 내 수요 회복 어려운 상황...실적 개선 난망

투자규모 축소 속 R&D 집중 전략…기술격차 줄이기 시도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SK하이닉스ⓒ
매년 사상최대의 기록을 경신해왔던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부진의 먹구름은 올 한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극복할 출구전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투자 규모는 축소하지만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경쟁력 증대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 3년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왔지만 올해 1분기부터 상황이 녹록치 않아 성장은 고사하고 방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3년간 승승장구...올해는 곳곳 암초=SK하이닉스가 이날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5618억원)은 전년동기(1조5885억원)와 전분기(9889억원) 대비 각각 약 65%와 43%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14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9889억원으로 1조 달성에 실패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반토막으로 줄어들면서 더 멀어졌다.

실적 부진의 요인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에서 기인했다. PC 수요 회복 지연과 서버 및 모바일 D램 수요 둔화로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3% 감소했다. 여기에 평균판매 가격도 1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용 제품 수요 둔화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1% 줄었고, 평균판매가격도 12%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3년새 보여준 실적과는 사뭇 다르다. SK하이닉스는 2년간 지속돼 온 D램 가격 호조 속에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실적 고공 행진을 이어왔다.

그동안 주력 제품이었던 PC용 D램의 출하량 감소를 서버 및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보완하며 7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쾌거를 올렸다. 특히 1분기가 전자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두번씩(2014년 1조573억원·2015년 1조588억원)이나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전방산업인 IT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위축됐고, 이로인해 출하량이 줄고 가격도 하락했다. 이는 다시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PC수요 하락과 서버 증가세 둔화에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스마트폰 신제품 증가가 전체적인 D램 수요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2분기에는 1분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개선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최근 2년간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자료:SK하이닉스> ⓒ데일리안
▲쉽지 않은 기술격차 해소 관건...환율 변수도 과제= 관심은 SK하이닉스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올해 실적 선방을 할 수 있느냐에 쏠려있다. 회사측은 무리한 시설 투자 확대보다는 연구개발(R&D)을 통한 질적 향상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에 보다 주력함으로써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원가경쟁력도 향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6조6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D램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시설투자를 줄이는 대신 투자 감소분을 1x나노(10나노 후반대) 제품 개발 시간을 줄이기 위한 설비투자에 집중,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낸드플래시는 2D의 14나노 전환과 함께 삼성전자가 그동안 독주해 온 3D 낸드 시장에 진출, 시장개척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당장 2분기에 2세대(36단) 제품 기반의 1테라바이트(TB)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이 고객 인증을 받아 공급을 시작한다. 또 올해 2~3분기에 3D 낸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하반기 중에 3세대(48단) 제품을 개발,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D램 수요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X나노 제품 개발과 양산이 계획대로 착착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회사측은 올해 물량 기준으로는 2Z(20나노 초반대) 제품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1X 제품 양산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낸드플래시 역시 14나노로의 미세공정 전환과 3D 낸드 제품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질지 아직 불투명하다. 순조롭게 개발이 이뤄지더라도 현재 낸드 부문에서의 적자 구조가 곧바로 개선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1분기에도 낸드플래시 부문은 적자를 시현하면서 D램에서의 흑자를 까먹는 구조였다”면서 “3D 낸드 제품도 양산이 끝이 아니라 안정적 수율을 바탕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데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환율도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상승하면서 한 때 124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부터 꾸준히 하락, 지금은 1140원대로 100원 가까이 하락했다. 부품은 완제품과 달리 달러화 기준으로 결제가 이뤄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익이 증가하고, 하락하면 수익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1분기와 비슷한 매출 규모 속에서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한 5000억원대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 예상치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향후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도 환율 효과가 제대로 발휘가 안 됐던 것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환율 악화까지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 한 해가 SK하이닉스에게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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