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총파업…"9.3총파업과 다르다?"
금융노조 "총력투쟁 자신감"…파업 참여율 '촉각'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년 만에 벌이는 9.23총파업에 조합원들의 참여가 얼마나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동안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10만명 집결'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시중은행들이 금융사용자협의회의를 탈퇴하고 개별 노조와 교섭을 통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선언해 사실상 칼자루는 은행측이 쥐고 있다. 이에 노조측에선 오는 2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금융노동자 물결'을 일으켜 반전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 "9.3총파업과 다르다"
지난 9.3총파업 당시 전국의 은행 영업점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이 10% 미만으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 인원이 1만명 안팎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명분은 '관치금융 철폐'와 '정부의 금융공기업 정상화 대책 중단' 등 조합원들의 투쟁 동력을 끌어내기엔 다소 휘발성이 부족한 사안이었다.
금융노조측 관계자는 "이번엔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의 연봉을 정부가 좌지우지하려는 데에 배신감을 느끼는 분들이 정말 많다"며 "총파업에 집결해 총력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도 "지난 총파업 수준으로는 정부와 사측이 눈도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며 "10만 조합원이 모두 집결해야만 해고연봉제를 저지시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14년 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률은 90%였고, 이번 총파업 투표에선 95.7%였다. 금융권에선 실제 파업 참여 여부와는 별개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기류가 강하게 형성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장에선 "눈치 보기에 참여율 낮을 것"
특히 지난 총파업에서 투쟁 명분과 거리가 먼 은행들의 참여율은 낮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7개 금융 관련 기관의 파업 참여율은 약 10%였다.
공공금융기관의 참여율은 약 30%였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실제 파업에 참여한 직원은 전체의 7%인 1000여명에 불과했다. 시중은행에 비해 금융 공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파업 참가율이 높았다. 기업은행은 전체 직원 1만3000여 명 중 약 300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번 총파업에선 시중은행의 참가율이 핵심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경영진의 눈치를 보는 시중은행이 이번 파업에 대거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 노동자들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서 일하고 있다. 다른 산업계처럼 일하던 손을 멈추면 곧바로 공장 앞에 모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측의 견제도 참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정부는 금융노조의 이번 파업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합법적인 파업이기 때문에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금융기관 업무 마비 등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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