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구제역의 그림자' 한우 세일에도 썰렁…수입산 불티
AI 이어 구제역 발생…소비자들, 먹거리 연쇄 인상 우려
구제역 발생 이후 한우 매출 7.9%↓…수입산 소고기 16.5%↑
AI 이어 구제역 발생…소비자들, 먹거리 연쇄 인상 우려
구제역 발생 이후 한우 매출 7.9%↓…수입산 소고기 16.5%↑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가시자마자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도대체 장 보는 게 두렵네요. 달걀처럼 앞으로 고기값이 더 비싸질 거라는데 이러다가 '소고기 대란'도 오는 게 아닌지 불안해요."(서울 구로동 사는 주부 이모 씨)
지난 주말 오후 서울 구로구 이마트 축산물 코너. "고객님 세일해요", "오늘 들어온 신선한 고기입니다"라고 목청껏 외치는 직원들 판촉에도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구제역의 인체 감염 여부보다 먹거리 연쇄 인상을 우려하는 눈치였다. 이미 AI로 인해 달걀대란을 겪은 터라 불안감은 더 컸다.
이날 마트 정육코너에 진열된 소고기는 생산지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미국산 등심(100g)은 2980원, 호주산 등심(100g)은 4980원, 한우(1++)100g은 8800원이다.
훌쩍 뛴 한우값을 확인하고 소비자들은 선뜻 집어들지 못했다. 주부 김모 씨(43)는 "구제역은 인체 감염이 안된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뉴스에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고 덩달아 소고기, 돼지고기값도 폭등할까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달걀 사재기에 이어 소고기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특히 한우 대신 미국이나 호주 등 수입산으로 눈을 돌리는 주부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 이마트에 따르면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한우 매출은 전주(1월 26일부터 2월 4일) 대비 7.9% 하락했다. 반면 수입산 소고기의 매출은 16.5% 증가했다.
호주산 소고기 세팩을 장바구니에 담은 주부 이모 씨(33)는 "조금 비싸더라도 아이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한우를 구입했었는데 구제역 때문인지 구매가 망설여진다"면서 "물론 구제역이 인체에 감염이 안된다고는 하지만 주부 입장에서 현재 유통되고 있는 축산물들이 과연 안전한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판매원들은 2010년 구제역 파동 당시 악몽이 재현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2010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구제역 파동으로 소와 돼지 총 347만9962만마리가 살처분됐다. 같은 해 6월께는 돼지고기 삼겹살 100g 가격이 2527원으로 평년 수준 보다 43.3% 인상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산물 판매원들은 구제역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정육코너 직원 박모 씨는 "최근에 구제역 때문에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문의하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며 "가뜩이나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데 구제역까지 덮치면서 축산물 유통업자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까 봐 우려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충남보은에서 처음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후 전날(12일)까지 총 1203마리의 소가 땅에 묻혔다. 확진 농가는 5곳이며, 1곳의 농가는 정밀 검사 중이다. 현재까지 한우가 746마리 살처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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