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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 재청구] 재계 "본질 벗어나 만만한 기업인만 희생양삼나"


입력 2017.02.15 10:43 수정 2017.02.15 20:24        박영국·이광영 기자

재계, 수 개월째 이어지는 수사에 피로감 호소

"특검 폐장 전 마지막 이벤트" 지적도

재계는 이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수사 시한 종료를 앞두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특검이 마지막으로 던진 ‘무리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김나윤 기자

“언제 본진이 털릴지 모르는데 나가서 싸울 맛이 나겠습니까.”

지난 14일 특별검사팀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소식을 접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같이 말하며 기업 대상 수사에 대한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트럼프발 통상압력, 중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외국 경쟁사들과 치열한 전쟁을 벌여야 할 상황인데 재계에 대한 수사가 수 개월째 이어지며 불안감에 경영에 집중할 여력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재계는 이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수사 시한 종료를 앞두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특검이 마지막으로 던진 ‘무리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 대면조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당한 상황에서 만만한 재계에 칼날을 들이댄 게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특검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폐장 전 마지막 이벤트’에 비유한 재계 관계자도 있었다. 수사 성과가 미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반재벌 의식이 강한 국민 정서에 편승해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상징적 성과로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총수에 대해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이 해당 기업 뿐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가)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 브랜드 이미지나 기업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삼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국익 차원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 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의 대외 신인도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이 이미 기각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등 수사를 질질 끌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 구속영장 청구 당시 법원이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기각한 바 있는데 또 다시 청구하는 건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그 사이 특검이 이 부회장의 뇌물죄를 입증할 만한 단서를 추가로 확보했다지만, 방어권 보장 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잘못한 부분은 처벌 받아야하지만 최대한 신속하고 명쾌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기업이 특검의 보여주기식 수사나 정치권의 힘겨루기 등으로 인해 구조적 희생양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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