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삼성그룹' 마지막날...무거운 침묵만 감돌아


입력 2017.03.03 11:36 수정 2017.03.03 13:09        이홍석 기자

28일 미전실 해체선언 후 3일 마지막 출근

인사·법무 중심 인수인계 준비 마무리

삼성의 콘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이 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마지막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초사옥의 분위기는 착 가라앉은 가운데 고요한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시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자료사진)ⓒ데일리안DB
삼성의 콘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임직원들이 3일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으로의 마지막 출근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서초사옥은 무거운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달 28일 해체를 선언한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들이 이날 삼성서초사옥으로의 마지막 출근을 했지만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다.

조직이 공식적으로 해체돼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에도 계열사 전환배치 방침만 정해졌을뿐 이날 오전까지 언제부터 어디로 출근하라는 인사 발령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바로 다음 주부터는 다른 곳으로 출근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공식 발표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며 “계열사 전환배치와 관련 너무 많은 말들이 나와서 공식 발표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7명의 팀장들이 모두 미전실 해체와 함께 퇴사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할 사람도 없어 출근만 한 채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른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였던 임직원들은 이제 삼삼오오 모여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일부는 박스를 펼쳐놓고 개인 짐을 챙기기도 했다. 이미 전날인 2일 저녁 미전실 소속 임직원들은 각 팀별로 마지막 회식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각 팀을 맡았던 팀장급 인사들은 퇴사 후에도 개별적으로 출근하며 업무 마무리 및 인수인계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무와 인사는 향후 재판과 인사 때문에 인수인계 사항이 많아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전실 소속이었던 임직원들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각 계열사로 전환 배치될 예정인데 아직 공식 인사 발령은 나지 않았다. 이들은 250여명에 달하는 인력들이 각각 어디로 전환 배치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부에서는 회사 규모와 업무량 등을 감안했을때 삼성전자로의 전환배치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미전실 인력은 일단 보 없이 계열사로 발령이 난 뒤 보직은 계열사에서 정하는 2단계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발령이 나면 내주 초부터 발령받은 각 계열사로 출근하면서 보직 발령 때까지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팀은 조만간 시작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대응을 위해 그동안 해 온 업무를 정리했다. 회사를 떠나는 성열우 법무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법무팀 인력은 대부분 삼성전자로 이동해 향후 재판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팀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팀은 지난해 말부터 연기된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이제 아예 불가능해지면서 오히려 업무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 방안으로 계열사별 자율경영 강화에 방점을 찍은 터라 계열사로 이관해야 할 인수인계 사항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한 코 앞으로 다가온 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문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은 그룹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모두 닫은 상태다. 미전실 소속 사내방송(SBC)도 2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28년 만에 중단됐다. 또 홈페이지와 블로그 활동도 중단되며 기자실도 이 날을 마지막으로 폐쇄된다.

한편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에도 삼성서초사옥 입주 계열사들은 일단 그대로 상주한다. 지난해부터 이전해 온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들은 물론, 지원조직 사무실이 있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은 그대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