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첫 날, 7시간에 걸친 공방...재판 장기화 우려
박상진 전 사장에 대한 진술조서에만 4시간 걸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맞물려 장기화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첫 날부터 7시간에 걸친 공방으로 이어졌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 대한 진술조서에만 4시간 넘게 소요되고 나머지 피고인에 대한 진술조서는 아예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재판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재판장 김진동)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1차 공판은 오전 10시에 시작, 오후 7시10분이 돼서야 마쳤다
총 9시간 10분 동안 공판이 진행된 것으로 점심과 오후 두 차례의 휴정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약 7시간 20분에 걸쳐 열린 셈이다.
특검팀을 이끌었던 박영수 특검이 공소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 공판은 오후에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진술조서 공개에만 4시간이 걸리는 등 지리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 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재판은 오후 12시30분까지 양측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오후 2시에 다시 속개됐다. 오전에 양측의 치열한 법적 공방을 예고하는 듯 했던 재판은 오후 들어 박 전 사장에 대한 세 차례의 진술조서 설명이 이어지며 다소 지루하게 진행됐다.
특검은 준비해온 박 전 사장의 진술조서를 화면에 띄운 채 문답을 하나하나 읽으며 진술조서 과정을 일일이 설명했다. 진술조서만 2시간째 이어지자 재판부가 도중에 '박 전 사장에 대한 진술조서가 지금 얼마나 남았냐'며 먼저 묻기도 했다.
뜨거운 공방을 예상하고 재판장을 찾은 취재진과 방청객들인 진술조서가 길어지자 하나 둘씩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4시20분 경 박 전 사장의 2차 진술조서를 설명하던 특검측 검사가 목이 메여 잠시 말문이 막히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에 특검측이 재판부에게 먼저 휴정 요청을 제안했고 재판부는 20분간 휴정을 선언한 후 4시40분에 다시 재판을 이어갔다.
이렇듯 재판 첫 날부터 진술조서 시간이 길어지자 일각에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재판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서 박 전 사장의 진술조서 설명이 끝난다 하더라도 앞으로 남은 피고인들의 진술조서 양도 방대할 경우 얼마나 재판이 길어질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달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특검법상 기소 후 3개월 내에 이뤄져야 하는 1심 판결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검법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의 선고는 제 1심에서 공소제기일로부터 3개월 이내, 제 2심 및 제 3심에 대해서는 전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각각 2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검찰에 의해 구속된 터라 기소 후 6개월 내 1심 판결이라는 형사소송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다소 느리게 진행될 여지가 있다. 이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뇌물죄'로 같이 엮여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만 결론을 내리기 힘든 만큼 앞으로의 재판 일정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다음 주 잡힌 재판 일정에서도 남은 피고인들의 진술조서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재판 일정이 장기화되진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재판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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