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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의 타고난 복"…봉준호 감독의 자신감


입력 2017.06.15 07:00 수정 2017.06.15 09:02        부수정 기자

14일 기자회견서 논란 입장 밝혀

"멀티플렉스 의견 충분히 이해"

봉준호 감독이 영화 '옥자'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내 욕심 탓에 생긴 논란이다"고 전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4일 기자회견서 논란 입장 밝혀
"멀티플렉스 의견 충분히 이해"


"(이번 논란은) 저의 영화적 욕심 때문에 생겼습니다.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주세요."

영화 '옥자'를 만든 봉준호 감독은 영화의 상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담담하게 얘기했다.

봉 감독을 비롯한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지안카를로 에스포지도, 다니엘 헨셜은 14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 호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취재진을 만났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뤘다. 봉 감독이 '설국열차'(2013) 이후 넷플릭스와 손잡고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넷플릭스가 '옥자'의 제작비(5000만달러·560억원)를 전액 투자해 화제가 됐다.

무엇보다 '옥자'는 상영 방식을 두고 칸 영화제에서부터 마찰을 빚었다. 신작 영화는 먼저 영화관에서 일정 기간 상영한 이후 인터넷 TV(IPTV)나 DVD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온라인·극장 동시 개봉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뤘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극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옥자'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온라인 서비스와 극장의 동시 개봉은 영화 산업의 유통 구조 질서에 반(反)하는 처사라는 이유에서다.

봉 감독은 "가는 곳마다 논란을 몰고 다닌다"고 웃은 뒤 "('옥자'가) 논란을 일으킨 탓에 새로운 규정들이 생겼다. 영화 외적으로도 기여한 게 '옥자'의 타고난 복이 아닌가 싶다. 프랑스에서 원칙이 정리된 상태에서 우리를 초청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게 아니라서 민망했다. 국제 영화제인데 프랑스 국내법으로 원칙을 관철하려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국 반응에 대해선 "멀티 플렉스 측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넷플릭스의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란의 원인 제공자는 나다. 내 영화적인 욕심 때문에 이런 논란이 생긴 것 같다. 한국에서도 '옥자'가 규정을 정리하는 데 신호탄이 됐으면 한다. 이런 논란으로 피로함을 느꼈을 업계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옥자'가 한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극장을 찾을 기회가 됐다"며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다. 작은 상영관이지만 길게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옥자'의 메시지와 관련해선 "'옥자'는 '채식주의자가 되어라'라고 강요하는 영화는 아니다"며 "자연의 흐름 속에 생긴 육식은 문제 될 게 없다. 다만, 가혹하고 잔인한 환경 속에서 동물들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식 축산'에 대해 되짚어 보고 싶었다. 돈을 최우선시하는 우리 삶에서 '파괴되지 않는 게' 존재한다는 걸 미자와 옥자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뤘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봉 감독은 또 "일부러 다양한 문화를 섞어 만들려고 하진 않는다"며 "'설국열차'나 '옥자' 등 이야기를 표현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의 배우들이 출연하게 됐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언어는 수단일 뿐이다. 그리고 이미 모든 것은 다 뒤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소녀를 소재로 한 이유를 묻자 "소녀가 강인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 소녀가 동물과 교감했을 때의 아름다움이 특별하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의 대표 루시 미란도 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은 "고향에 온 기분"이라며 "아름다운 경험이고, '옥자'를 한국 팬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틸다 스윈튼이 해석한 '옥자'는 미자와 옥자의 성장 영화이자 '봉준호' 그 자체다. 그는 "옥자와 미자는 그들이 직면한 현실을 극복한다"며 "둘은 힘든 세상에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자아를 지켜나간다. 포기하지 않는 사랑과 신뢰를 이 영화가 담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역 배우 안서현은 2100대 1을 뚫고 소녀 미자 역에 캐스팅됐다. 안서현은 "훌륭한 배우, 감독님과 손을 잡고 칸 영화제 길을 걸어서 행복했다"며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다. '옥자'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미자의 할아버지 희봉 역을 맡은 변희봉은 "칸 영화제에서 별들의 잔치를 보게 됐다"며 "많은 걸 보고, 배우고, 느끼고 왔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느냐"며 감격 어린 소감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뤘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봉 감독이 만든 영화적 매력을 묻자 그는 "봉 감독의 영화엔 감탄할 만한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폴 다노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리더 제이 역을, 스티브 연은 비밀 동물 보호 단체 2인자 케이 역을 각각 맡았다.

스티브 연은 "영화를 들고 내가 태어난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며 "영화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이다. 꿈이 실현된 것 같다. '옥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릴리 콜린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의 홍일점 레드를, 다니엘 헨셜은 비밀 동물 보호 단체 멤버 블로드를,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미란도의 그림자 프랭크 도슨을 각각 연기했다.

다니엘 헨셜은 "'옥자'를 고향에서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옥자'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영화이자, 봉 감독이 만든 특별한 작품"이라며 "이 영화를 통해 전 세계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옥자'는 인간의 조건을 다룬 러브 스토리"라며 "인류의 사랑과 인간의 의식을 일깨우고, 세상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내겐 선물 같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할리우드 스타 제이크 질렌할은 새로운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 윌콕스를 맡았다.

영화는 오는 29일 극장 개봉과 동시에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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