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생명 변액보험 수익률 '경고등'…영업 발목 잡나
올해 1~5월 관련 펀드 실질수익률 4.08%…5% 미만 유일
해외채권 투자 수익률 –2.88%까지 추락…효자펀드 옛말
변액보험 중심 고객 유치 전략 한창…걸림돌 될까 고심
DGB생명의 최근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이 국내 생명보험사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해외채권 수익률이 갑작스레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면서 발목을 잡은 데다, 전체 변액보험 펀드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내채권 투자에서의 부진도 뼈아팠다.
특히 최근 변액보험 영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시점에서 낮은 펀드 수익률은 결국 고객 유치의 저해 요소일 수밖에 없는 탓에, 이를 둘러싼 DGB생명의 고민은 점점 깊어질 전망이다.
16일 생명보험협회 상품비교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이전에 설정된 생보사 변액보험 펀드 1189개의 지난 5월 말 기준 연초 대비 실질 수익률은 평균 6.47%로 조사됐다. 이 같은 실질 수익률은 각 펀드의 해당 기간 수익률에 자산 규모를 곱해 가중치를 적용한 뒤 다시 전체 자산 액수로 나눠 계산한 결과다.
보험사 별로 보면 이 기간 DGB생명의 변액보험 펀드 실질 수익률이 4.08%로 가장 낮았다. 생보업계 평균 대비 3분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른 생보사들의 경우 같은 기간 아무리 낮아도 5% 이상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DGB생명에 이어 변액보험 펀드 실질 수익률 하위 10개 생보사에 꼽힌 곳은 KB생명(5.42%)·푸르덴셜생명(5.47%)·한화생명(5.52%)·삼성생명(5.59%)·미래에셋생명(6.24%)·ING생명(6.28%)·교보생명(6.53%)·PCA생명(6.79%)·동부생명(6.83%) 등이었다.
DGB생명의 변액보험 펀드 중 올해 들어 수익률이 가장 낮은 상품은 -2.88%를 기록한 '글로벌채권형'이었다. 이 펀드는 이름처럼 주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같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해당 상품이 지난해 DGB생명의 변액보험 펀드 중 가장 높은 13.09%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알짜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만해도 DGB생명의 해외채권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은 생보업계 평균을 한참 웃돌았다. 생보사 변액보험 펀드 중 채권형 해외투자 상품 60개의 지난해 실질 수익률은 평균 7.46%였다. DGB생명의 글로벌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이에 비해 5.63%포인트나 높았다.
올해 들어 지난 달 까지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변액보험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2.18%를 나타냈다. DGB생명의 글로벌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이보다 5.06%포인트 낮다. 즉, DGB생명의 강점이었던 해외채권 변액보험 펀드가 최근 들어 약점으로 변해버린 셈이다.
그렇다고 대형 펀드가 이를 충분히 만회해준 것도 아니었다. DGB생명의 변액보험 펀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품은 국내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이다. 이 펀드에 들어가 있는 자산은 지난 5월 말 기준 377억원으로 전체 변액보험 펀드 자산(883억원)의 42.7%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상품의 조사 대상 기간 내 수익률은 0.62%로 생보업계 국내채권형 변액보험 펀드 평균 수익률 0.43%보다는 분명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1.32%였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DGB생명 관계자는 "유입된 자산 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해 상승세를 보이던 환율이 올해 들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해외채권 수익률도 함께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수익률은 변액보험 영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변액보험의 핵심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실적을 다시 고객들에게 나눠준다는 점이다. 결국 변액보험을 구성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그 만큼 가입자들에게 돌아갈 수익도 적어진다는 의미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점점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DGB생명이 최근 변액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떨어진 관련 펀드 수익률을 회복하지 못하면 변액보험 영업이 힘을 잃게 될뿐더러, 이미 DGB생명의 변액보험에 가입한 고객들만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DGB생명의 올해 1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52억원으로 전년 동기(23억원) 대비 126.4%(29억원) 급증했다. 초회보험료는 새롭게 보험 상품에 가입한 계약자가 보험사에 최초로 납입한 보험료다. 그만큼 올해 들어 DGB생명 변액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DGB생명의 최근 고객 유치 영업에서 변액보험 의존도는 눈에 띄게 불어난 상태다. 올해 1분기 변액보험을 통한 초회보험료는 같은 기간 전체 초회보험료(201억원)의 25.9%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초회보험료 157억원에서 변액보험 비중이 14.6%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비율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새로 적용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에서 상대적으로 보험금 부채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몇몇 중소형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기반 펀드를 잘 운용해 가입자들에게 얼마나 수익을 돌려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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