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두문불출…국민의당, 추락한 국민 신뢰 어찌하나
'제보 조작' 이유미 구속…1주 전 이준서, 안철수 독대
안철수·박지원 핵심인사 '침묵'에 여론 악화일로
'제 2야당'이자 원내 3당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던 국민의당이 '제보조작' 파문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진퇴양난에 처했다.
공당의 위치에서 대통령을 뽑는 선거 때 상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해 제기했던 의혹 내용들이 조작 시비에 연루된 것은 물론 관련자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이르러 회복이 불투명한 지경으로 몰리고 있다.
'제보 조작 사건' 핵심 인물 이유미 씨 구속…국민의당 '총체적 위기' 맞아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유미 씨에 대해서는 지난 29일 늦은 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남부지법은 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사안이 중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채용 특혜를 받았다는 제보 내용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검찰 조사에서 이 씨는 제보 조작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지만, 지인들에게 윗선 개입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파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와 당 대표를 맡았던 박지원 전 대표 등 지도부로까지 연루 의혹이 제기돼 당의 신뢰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안 전 대표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이 독대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 한 방송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이유미 씨의 요청으로 안 전 대표를 5분간 독대했다는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독대 자리에서 고소·고발 취하 문제를 논의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씨가 안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던 것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지경인데도 안 전 대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작 파문' 이후 닷새째 침묵이기도 하다. 안 전 대표의 등장과 관련해 당내 의견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로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3선 출신의 유성엽 의원은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철수 전 후보의 책임 문제나 그 분이 어떻게 할 것인지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당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렇지만 안 전 대표뿐만 아니라 박지원 전 대표로까지 '조작 파문' 관계 상황이 연결되고 있어 언제까지 침묵해야 할지는 여론의 추이가 중요해졌다.
안철수·박지원 등 상징적 인사들 '침묵'…박주선 "민주당, 당 죽이기 작전" 반발
박 전 대표와 관련해서는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에서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문준용 씨 취업특혜와 관련한 조작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폭로하기 나흘 앞선 5월 1일 이를 박 전 대표에게 보내주고 조언을 구하려 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안철수 전 대표의 공식 입장 표명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제보 조작사건과 관련,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며 '저항성' 발언을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은 때를 기다렸듯 정략적으로 국민의당 죽이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추 대표가 '국민의당 지도부와 대변인단이 총동원돼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민주당은 이유미 사건을 빌미로 국민의당을 짓밟고 정계개편을 통해 여소야대를 타파하고 패권적인 양당제로 회귀하려는 정치 음모를 드러낸 것 아닌가 싶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여론은 국민의당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만큼 이른 시일내 당 전체 차원의 대국민 사과 또는 안철수, 박지원 전 대표 등 대표성 있는 인사들의 메시지 전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졌다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 전국 성인 1,005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당이 지난주 7%에서 2%p 하락해 창당 이래 최저치인 5%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내 정당 가운데 최하위에 자리한 것이다. 갤럽은 "국민의당이 소속당원의 제보의혹 조작 혐의 사건이 터지며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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