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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100일]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등 '대선패장', 차기 재도전?


입력 2017.08.17 05:00 수정 2017.08.17 06:07        문현구 기자

홍·안 '일선' 조기 복귀…장악력·지방선거 선점 목표

패장들, 차기 '최종목표'…정계개편·선거에 사활 걸어

지난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주요정당 후보들이 새로운 길을 찾아나섰다.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데일리안

지난달 3일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신임 당대표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마을 봉사현장에서 두팔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이 형식은 달라도 저마다 정치 활동을 재개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대선에서 패한 후보들은 '정계 은퇴' 선언 또는 일정 기간 동안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며 재기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 패장들은 대선 직후부터 정치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SNS 등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등 현실정치에서 발을 빼지 않는 모습을 유지했다. 더군다나 지난 대선 2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당 대표에 선출된 데 이어 3위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대선 패장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홍준표·안철수 '정치일선' 조기 복귀…정치 장악력·지방선거 선점 등 목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후 조기 복귀를 선택했다. 지난 달 3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대선 패배 55일만에 '제 1야당'을 이끌게 됐다. 홍 대표는 대선 패배 후 23일간 미국에 머물며 짧은 휴식을 거쳐 바로 당권 도전에 나선 끝에 뜻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패장 복귀’ 논란도 있었지만 홍 대표는 “보수우파 재건의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며 정치복귀 이유를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좀 더 복잡한 상황을 거치면서 결국 정치현장에 계속 머물겠다는 뜻을 내세웠다. 대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당에서 내놓았던 '문준용 의혹제보'가 대선이 끝마친 후 조작 파문으로 드러나면서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후 안 전 대표는 '의혹제보 조작' 사건의 검찰 수사가 일단락되면서 대선 석달만에 정치 일선 복귀 선언과 함께 국민의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대선패배 책임론’과 ‘시기상조론' 등 당 안팎에서 반발도 상당하지만 안 전 대표는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후 당직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모두 예전 대선 패배후보들처럼 일정기간의 자숙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치현장 복귀에 나선 것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육박하는 수준을 계속 유지함에 따라 자칫 당내 기반 약화와 정치력 상실 등을 우려해 이같은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경우 홍 대표는 이른바 '친박(친박근혜)계'에게 주도권을 내 줄 가능성이 있으며, 안 전 대표는 호남 중진세력에게 역시 당내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이들의 조기 등판을 택하게 한 주요한 요소로 꼽힌다.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야권의 첫 심판대라는 점과 당내 조직력 장악 등을 감안할 때 정치적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선 패장들, 차기대선 '최종목표'…정계개편·주요 선거 등에 사활 걸어

여기에 이들은 차기 대선에 대한 생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 반응이다. 이에 따라 정치 일선 복귀에 대한 과정은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지만 고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당 혁신위원회가 주도하는 '홍준표식 체제 개혁'이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안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이후 당내 갈등이 심해지면서 이를 어떻게 봉합해야 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이와는 달리 대선 4위를 차지했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대선 직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후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했던 지난 6·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경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끝내 나서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첫 시정연설인 '일자리 추경' 시정연설을 마친 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당시 유 의원은 “백의종군 하겠다는 약속을 드렸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게 옳다"고 말했다. 계속해 서울시장 출마 요구에 대해서도 “그럴 생각이 없다”며 자신의 생각을 고수했다. 대신 유 의원은 대학생과 젊은 당원 등을 상대로 강연을 펼치는가 하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에 색깔있는 목소리를 내는 수준으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유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에 맞춰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기에 이를 발판 삼아 적극적인 정치활동으로 돌아설지 여부다.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도 지난달 11일 이정미 신임 대표가 선출되자 당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당내에선 심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 대선 패장들의 행보는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음 시선은 차기 총선과 차기 대선 출마로 모아지고 있다. 앞으로 벌어질 정계 개편과 주요 선거의 상황에 따라서 이들의 향후 입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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