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이란에 지고도 키운 희망
연달아 대패했던 이란과 격차 좁혀
노장에 기댔던 과거와 달리 팀 젊어져
패배는 아쉬웠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를 확인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아컵 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한국은 20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전에서 이란에 81-87로 패했다.
14년 만에 아시아컵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이란을 상대로 아주 잘 싸웠다.
한국은 언제나 이란의 NBA 출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218cm)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이란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30점차 이상으로 대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하다디 봉쇄법을 찾으며 7점으로 묶었다.
수비 상황에서 이승현은 하다디와의 몸싸움에서 대등했다. 공격에서는 오세근이 외곽으로 나오며 미들슛을 시도했다. 하다디는 외곽까지 나와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는 약점을 노린 것이다.
초반 경기력 저하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1쿼터에서 난조를 보인 한국은 6-27로 열세를 보였다. 2쿼터부터 서서히 안정을 찾더니 3쿼터 들어 빠른 속도와 신들린 3점슛에 힘입어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4쿼터 들어 이란의 외곽포를 막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역전을 허용했고,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많은 것을 얻은 대회였다.
이란은 주전 라인업에 의존한 것과 달리 한국은 여러 명의 선수를 활용했다. 무엇보다 대부분 20대가 주축이었다. 김종규, 이승현, 이종현, 최준용, 이정현, 전준범, 허 웅 등 젊은피의 가세는 큰 활력으로 작용했다. 몇 년 전까지 김주성, 양동근, 조성민 등 백전노장에 기대던 것이 한국 농구의 현실이었다.
한국은 뉴질랜드, 카자흐스탄을 제압한데 이어 토너먼트에서 일본, 필리핀마저 모두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뉴질랜드는 한국(FIBA랭킹 30위)보다 10계단 높은 20위의 강호다. 또, 필리핀은 조별리그에서 최강 중국을 격파했다. 이러한 필리핀을 맞아 한국은 8강전에서 32점차 대승을 거뒀다.
최근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남자농구는 오는 11월부터 열리는 2019년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앞두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편, 한국은 21일 오전 12시 30분 뉴질랜드와 3-4위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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