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버틴 레알 마드리드 '죽음의 조'는 없다
죽음의 조 평가 속에도 공수 핵심 멤버들 건재
도르트문트 전력 손실..베일 등 토트넘 출신도 버텨
레알 마드리드는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팀이다.
2016-17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제패, 1992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출범 이후 처음으로 2연패에도 성공했다.
레알은 25일(한국시각)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진행된 2017-18시즌 UCL 조 추첨과 올해의 선수상 및 베스트 포지션 시상식에서도 돋보였다.
팀의 상징이자 에이스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리오넬 메시와 잔루이지 부폰을 따돌리고 최고의 선수에 올랐다. 2시즌 연속 수상이자 2013-14시즌 포함해 개인 통산 세 번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메시(2회)를 따돌리고 최다수상자가 되는 기쁨까지 맛봤다.
호날두는 2016-1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2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무결점 수비를 자랑하던 유벤투스와 결승전에서도 멀티골을 몰아쳤다. 2시즌 연속 UCL 우승과 리그 제패, 클럽 월드컵 우승까지 일궈낸 호날두가 올해의 선수상과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받는 것은 당연했다.
레알의 위대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르히오 라모스가 2016-17시즌 UCL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고, 루카 모드리치도 미드필더 부문 수상자가 됐다. 레알은 불혹을 앞둔 부폰이 차지한 골키퍼 부문을 제외하면, 모든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를 배출했다.
레알은 UCL 3연패를 자신한다. 2016-17시즌 최고의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가 건재하다. 마르셀로와 다니엘 카르바할, 토니 크로스 등 최고라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이들이 함께한다.
가레스 베일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고, 이스코와 마테오 코바치치, 마르코 아센시오 등 실력과 재능을 겸비한 선수들이 엔트리를 채운다. 여우에서 명장으로 거듭난 지네딘 지단 감독의 존재도 든든하다.
2017-18시즌 UCL 조별리그 조 추첨에서 만만찮은 상대(도르트문트·토트넘·아포엘)를 만났음에도 부담이 없는 이유다. 언론과 팬들은 죽음의 조라 평가하지만, 레알은 16강 진출을 확신한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상대다. 당시 홈과 원정 모두 2-2 무승부에 그치며 조 1위 자리까지 내줬다. 무리뉴 감독이 팀을 이끌던 2012-13시즌 UCL 준결승전에서는 도르트문트를 넘지 못했던 아픔도 있다.
도르트문트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윙어로 성장한 오스만 뎀벨레의 이적이 확실시되면서 전력 손실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18세 소년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와 ‘주포’ 피에르 오바메양, 돌아온 마리오 괴체 등이 존재하지만, 큰 보강 없이 레알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레알에는 토트넘 출신 모드리치와 베일이 버틴다. 누구보다 토트넘을 잘 안다. 젊고 압박이 강하지만 기술과 경험으로 짓누를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강력한 전방 압박을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잡았지만, 허무하게 무너졌던 ‘2017 UEFA 슈퍼컵’이 입증한다.
레알에는 호날두와 베일, 마르셀로와 카르바할 등 상대 측면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가 넘친다. 토트넘이 카일 워커의 이적과 지지부진한 영입 성과로 볼 때, 레알의 공격력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레알은 개개인의 기량과 조직력, 전술 등 모든 면에서 토트넘을 압도한다.
레알은 2011-12시즌 아포엘의 돌풍을 8강에서 잠재운 경험이 있다. 키프로스의 자존심 아포엘은 극단적인 수비 전술과 몇 차례의 역습에 승부를 거는 팀이다. 레알의 선제골이 늦어진다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 벤치에 머무르는 선수들도 유럽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레알인 만큼,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축구에서 ‘절대’란 존재할 수 없다. 약팀이 강자를 잡는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 축구다. 하지만 레알은 죽음의 조라는 평가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자만과 방심만 없다면 16강 진출에 무리가 없다. 레알은 조별리그 통과가 목적이 아닌, UCL 3연패에 도전하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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