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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박신혜 "선한 영향력 주는 배우 될래요"


입력 2017.11.01 08:48 수정 2017.11.03 19:20        부수정 기자

'침묵'서 최희정 역 맡아 최민식과 호흡

"드라마·영화 오가며 활동하고 싶어"

영화 '침묵'에 출연한 배우 박신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솔트엔터테인먼트

'침묵'서 최희정 역 맡아 최민식과 호흡
"드라마·영화 오가며 활동하고 싶어"


박신혜(27)는 아역 출신 배우다. 2003년 뮤직비디오 '이승환 - 꽃'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천국의 계단'으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미남이시네요'(2009), '이웃집 꽃미남'(2013), '상속자들'(2013), '7번방의 선물'(2013), '피노키오'(204), '형'(2016), '닥터스'(2016) 등에 출연하며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대중은 박신혜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사랑했다. 그간 출연한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장기를 맘껏 뽐냈다. 출연한 작품도 '중박' 이상을 터뜨렸다.

박신혜는 특히 드라마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번엔 스크린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을 통해서다.

'침묵'은 살인사건으로 약혼녀를 잃은 남자가 살해 용의자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중국 페이 싱 감독이 2013년 내놓은 영화 '침묵의 목격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해피 엔드'(1999), '은교'(2012), '4등'(2016)을 만든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박신혜는 극 중 임태산의 딸 미라(이수경)의 무죄를 확신하는 변호인 최희정으로 분한다.

스크린 속 박신혜는 그간 보여준 밝은 이미지를 벗었다. 화장기도 없다.

영화 '침묵'에 출연한 배우 박신혜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솔트엔터테인먼트

30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박신혜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으며 취재진을 반겼다.

그는 "긴장을 많이 하고, 부담감도 느끼며 촬영했는데 개봉을 앞두고 나니 오히려 부담감이 사라졌다"며 "'장르가 최민식'인 최민식 선배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상상했다"고 밝혔다.

극 중 희정이 임태산의 딸을 변호하는 탓에 박신혜는 최민식과 함께 장면 하나하나를 함께 만들어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던 촬영이었어요. 특히 태산이와 희정이가 법정에 서 있는 모습이 상상조차 안 됐죠. 선배님의 기가 얼마나 대단할지..."

직접 만난 최민식은 참 따뜻한 선배였다. 모든 후배를 감싸 안는 선배란다. "선배님만 보면 달려가고 싶었어요. 호호. 어린아이가 어른한테 조르듯이요. 저한테 최민식 선배님은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랍니다(웃음)."

드라마에서 좋은 성적을 낸 박신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의 활동 경계선을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 대중의 반응도 궁금한 부분이다. 드라마는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오는데 영화는 그렇지 않다. 개봉 후 흥행 성적과 대중의 반응으로 냉정하게 평가받는다.

박신혜는 "관객들이 스크린 속 내 모습을 어색하게 보실까 걱정했는데 미리 영화를 본 관객들의 후기를 보니 안도했다"며 "'박신혜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는 평을 읽고 마음이 놓였다"고 미소 지었다.

"드라마에선 주로 주연이었는데 영화에선 조연으로 참여했죠. 비중 상관없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려고 해요. 드라마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게 단련돼 있는데 스크린에서는 극을 이끄는 힘이 부족해요. 스크린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배우, 짧게 나와도 존재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도 채우고 싶고요."

영화 '침묵'에 출연한 배우 박신혜는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고 싶다"고 했다.ⓒ솔트엔터테인먼트

그런 의미에서 '침묵'은 특별한 작품이다. 영화 원톱 도전해볼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부딪혀 보려고 한다"며 "부담감을 내려놓고 욕심내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침묵'은 경우의 수를 많이 알려준 영화입니다. 신인의 자세로 참여했는데 다양한 연기·감정 표현을 배웠고,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도 했어요. 한계를 깨뜨리기 위해 도전하기도 했어요. 연기에 대한 책임감도 더 생겼습니다."

'침묵'은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는 "진실이 아닌 것도 진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있다"며 "이 영화는 여러 관계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를 보여준다"고 했다.

'피노키오'에선 기자, '닥터스'에선 의사, 이번엔 변호사다. 전문직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 박신혜는 "사회를 반영한 캐릭터인 것 같다"며 "희정인 성공에 대한 욕심보다는 작은 일부터 해내는 걸 중요시 하는 변호사다. 죄를 지은 사람도 변호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희정은 제자였던 미라가 '무죄'라고 확신하다. 그는 "객관적인 판단보다는 주관적인 판단이 앞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희정이는 제가 미라가 누군가를 죽일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정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선 "희정이가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제시해주셨다"며 "대본을 뛰어넘어 연기했고, 여러 감정과 고민을 정 감독님을 통해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후배 이수경은 극 중 미라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박신혜는 "수경이는 카메라 앞에서 돌변한다"며 "좋은 자극제가 된 후배"라고 치켜세웠다.

극 후반부 임태산을 믿던 희정의 신뢰는 와르르 무너진다. "인생에서 가장 화났을 때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모욕감, 배신감, 치욕 등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최민식 선배의 눈을 쳐다볼 수 있을까' 떨렸어요."

영화 '침묵'에 출연한 배우 박신혜는 "원톱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솔트엔터테인먼트

인생에서 가장 화났을 때를 묻자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오해를 샀을 때와 가족을 건드렸을 때 화가 난다"고 고백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으로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꼽았다. 우리네 삶과 비슷하고, 내 옆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와 캐릭터에 끌린단다.

박신혜는 멜로에도 강한 배우다. 상대 배우와의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가 돋보이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꼭 멜로는 아니더라도 사람 냄새라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항상 밝아 보이는 그는 "최대한 즐기면서 일하려고 한다"며 "일에서 에너지를 쏟아붓고, 친구들을 만나면 말이 없어지는 편이다"고 웃었다.

아역부터 시작한 그는 어느덧 연기 경력 10년을 넘었다. 많은 걸 배우고 느꼈던 시간이다. 잃은 게 있냐는 질문에 "잃었다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며 "오히려 얻은 게 더 많다"고 활짝 웃었다.

아쉬운 점으로는 대중에 노출된 작업이다 보니 의도치 않게 찍히는 사진을 꼽았다. 일명 '도촬'(도둑 촬영)이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은 인기, 명예, 명성, 돈 등을 얻는다. 박신혜는 이 모든 게 '보이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얻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건 '선한 영향력'이란다.

"커리어, 한류배우 타이틀도 얻었어요. 작품을 보고 힘을 얻은 분들이 있어요. 삶을 포기하고 싶었는데 저를 보고 살고 싶어졌다는 편지를 받고 이게 '선한 영향력'이구나 싶었죠. 정말 값진 거죠. '왕관을 쓰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무게를 견뎌내는 것 또한 저의 일입니다. 선한 영향력을 믿고 제가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할래요(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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