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자살…서울시 대대적 인사제도 손질·조직문화 혁신 방향은?
다면평가 활용 확대·희망전보제도 개선·승진 심사 직원 확대 등
박원순 "모든 것 제 책임…성찰 통해 실제 변화 일어나도록 할 것"
다면평가 활용 확대·희망전보제도 개선·승진 심사 직원 확대 등
박원순 "모든 것 제 책임…성찰 통해 실제 변화 일어나도록 할 것"
과도한 업무 부담 등에 따른 서울시 공무원 자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대적인 인사·조직문화 혁신 대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청 직원들의 잇단 자살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인사 평가·승진 심사·전보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서울시 7급 공무원이 업무과중을 이유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서울시 조직 내부의 문제가 드러났다. 지난달 투신해 목숨을 끊은 서울시 예산과 공무원 A(28) 씨는 격무에 의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한 달 전에는 170시간의 초과 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의 임기 동안 7명의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중 3명이 업무 과중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개선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앞서 두 차례의 '조직문화 혁신 대책'을 통해 개선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서울시 공무원의 극단적인 선택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시청 내부가 동요하는 모습이다. 서울시청 내부 게시판에는 시 인사제도를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시장은 지난 달 직원 정례조회를 통해 "모든 것이 제 책임"이라며 "많은 시간 반성하고 성찰해 실제로 변화가 일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 서울시는 ▲5급이상 관리자 직원 다면평가 활용·확대 ▲희망전보제도 개선 ▲5급 이상 관리자 승진 심사 시 직원 참여 확대를 골자로 하는 '조직 문화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그간 서울시 차원의 다각적 노력이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성찰을 하고 있다"며 "인력 충원, 사기 진작 방안,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여러 직원에 대한 배려, 관리자의 리더십 강화 등 보다 강력하고 본질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시는 우선 함께 근무한 직원이 평가하는 '직원 다면평가'를 연 2회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승진·전보·성과평가 등 인사 전반에 활용한다. 현재 다면평가는 승진 심사에만 참고됐으나, 앞으로는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관리하며 인사 전반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면평가 대상에는 1~5급 이상 전 관리자가 포함되며, 하위 10%를 받으면 승진 제외·주요 보직 전보 제한 등 실질적인 패널티를 주기로 했다.
또한 '전보 제도'도 개선된다. 그동안 직원 내부에서 가장 많은 불만이 제기됐던 문제다. 시는 그간 전문성 신장을 이유로 한 부서에 장기간 근무하는 것을 권장했으나, 직원들이 선호하는 부서 직원들과 격무에 시달리는 부서 직원들의 형평성을 고려해 지원자를 공개 선발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이때 격무·기피부서 근무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전보 제한 기간인 '필수보직기간'을 현행 2년에서 단축할지 여부도 논의한다.
특히 직원들의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5급 이하 실무 인력들을 373명 추가 증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증원 인력은 초과근무 시간이 많은 격무 부서에 배치한다.
이밖에도 5급 이상 간부 승진 심사를 하는 '승진심사위원회'의 노조·직원 참여를 현행 4명에서 8명으로 늘리고, 단순 참관에서 벗어나 발언권을 부여해 실질적 역할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번 개선된 다면평가를 통해 조직 관리를 철저히 하고, 단계적으로 실행 가능한 대책을 하나씩 수행하며 실제적인 변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