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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서편제' "통했다 "한국 뮤지컬의 이정표"


입력 2017.11.07 07:20 수정 2017.11.07 07:20        이한철 기자

역대 최다 관객 5만 5000명 동원 기록

유료 점유율 75%-매진 10회 값진 성과

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 CJ E&M

창작 뮤지컬 '서편제'가 유료객석 점유율 75%, 역대 최다 관객 5만 5000명이란 기록을 세우며 지난 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3년 만에 만난 '서편제'는 '최다 관객 동원', '다듬어진 스토리', '편견을 깬 서편제'란 자취를 남기며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도약을 기약했다. 특히 5만 5000명이란 수치는 2012년과 2014년 2만 명대에 머물렀던 유료 관객수에 비해 2배가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이다.

또한 5일 마지막 공연에서는 총 10번째 전석 매진을 이뤄냈다. 공연 초반 매진 10회 달성 공약을 내걸었던 배우들은 공연 커튼콜에서 배우 이자람의 댄스, 배우 강필석의 프리허그, 배우 이정열과 서범석의 현금 선물 등을 이행하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서편제'의 관람 연령 비율이 20대 38.9%, 30대 33.4%, 40-50대 21.4%(인터파크 티켓 기준)의 고른 분포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30대부터 중장년층 관객까지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작품임을 입증한 셈이다.

영혼을 치유하는 깊은 이야기의 '서편제'는 관객들의 가슴에 울림과 깨달음을 주는 감동적인 드라마로 연일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아왔다. '서편제'는 공연이 계속 될수록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여운이 남는 뮤지컬', '볼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받는 뮤지컬', '한 번만 보기에는 아까운 공연' 등 리뷰가 쏟아지며 관객의 탄탄한 지지를 받아왔다.

여기엔 새롭게 꾸려진 프로덕션과 창작진의 열의가 모여 다듬어진 스토리, 초연에 가까운 편곡, 새로 작곡한 음악까지 숨은 노력이 빛을 낸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연부터 '서편제'의 연출을 맡아온 연출가 이지나는 "관객이 15명만 와서 펑펑 울었던 초연 기억이 있다. 정말 한국적인 것은 안 되는 것인가 하는 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 한을 풀은 역사적인 날이다. 서편재가 한국 뮤지컬의 이정표가 될 거라는 촉이 온다"고 폐막소감을 밝혔다.

국악 슈퍼바이저이자 초연부터 열연한 배우 이자람은 "객석에서 공연을 보니 (송화, 동호, 유봉) 3명의 캐릭터가 찰랑찰랑 하면서 같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배역 하나 구멍이 없고 무대가 꽉 찬 느낌"이라며, 이전 시즌보다 좀 더 안정감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었다고 자평했다.

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 CJ E&M

또한 이번 공연을 위해 편곡과 신곡 작업으로 하루 2시간씩 자며 초연 못지않은 열의를 쏟아 부은 윤일상 작곡가는 "지금 당장 브로드웨이에 내놔도 손색없는 작품"이라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특히 이번에 새로 삽입된 'In Your Eyes'는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화답하여 배우 강필석이 부른 음원 발매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송화 역에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 동호 역에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 유봉 역에 서범석, 이정열 등 작품의 감동을 위해 노력한 배우들의 땀과 열정은 '서편제'를 더욱 빛나게 했다.

올해 공연부터 공동제작을 맡았던 CJ E&M과 PAGE1은 새로운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해 창작 뮤지컬로서 '서편제'의 자생력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적인 소재와 감성을 바탕으로 중장년층을 끌어들였던 기존의 '서편제'가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 관객층까지 아우르게 된 것이다.

올드한 작품이라는 편견을 깨고자 2017년 뮤지컬 <서편제>는 완전히 새로워진 이미지의 감성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메인 포스터와 캐릭터 포스터로 관객을 맞이했다.

또한 힐링 뮤지컬로서 '서편제'는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서울문화재단의 콜라보로 '마음약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마음약방'은 무기력, 무감동, 무감각 삼무(三無)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치유의 일환으로 공연장을 방문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벗어나 관객들이 배우, 창작진과 소통할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도 이어졌다. 개막 전 캘리그라피 공모전을 실시해 총 380여 작품이 참여했고 우수 당선작은 광림아트센터 BBCH홀 로비에 전시됐다.

차지연과 함께 '살다보면'을 불러보는 '뮤지컬 서편제 X 에브리싱' 이벤트는 총 760명의 참여를 기록하며 관람객을 비롯해 일반인들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서편제'의 북트레이너와 배우에게 공연의 한 장면인 '사랑가'를 체험해 보는 '북&소리 체험' 이벤트도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듬어진 스토리와 편곡 등 작품의 내적 혁신과 관객 참여 이벤트와 같은 외적인 혁신으로 '서편제'는 역대 최고 흥행이라는 결과를 이뤄내며 창작 뮤지컬로써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여전히 열악한 국내 창작뮤지컬 환경에서 '서편제'의 부활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창작 뮤지컬 시장 확대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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