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이관희, 이상민 감독에게 선사한 생일 선물
감독 생일 치른 현대 모비스전 승리에 크게 기여
투지 넘치는 수비에 속공과 어시스트 능력 뽐내
서울삼성은 반드시 이겨야 했다. 무엇보다 이상민 감독의 생일에 열리는 경기였다.
이상민은 삼성 감독 부임 이후 2차례 생일 경기를 치러 1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11월 11일에는 창원 LG(원정)전에서 63-101로 대패했다. 14년 만에 코트에서 맞이한 생일은 악몽이었다.
2016년 11월 11일, 또 LG와 만났다. 이번에는 홈(잠실실내체육관) 경기였고, 선수들의 의지도 남달랐다. 결과는 88-84 삼성의 승리였다. 단독 1위 등극과 5연승이란 선물까지 더해지면서,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에 대해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는 울산 원정에서 이상민 감독의 생일 경기가 열렸다. 삼성은 지난 3일, 양동근에게 통한의 버저비터를 허용하며 무너졌던 아픔도 되갚아야 했다. 결과는 승리였다. 선수들은 경기 초반 실책을 남발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생일 선물과 복수’란 목표 달성을 위해 집중력을 발휘하며 원정 승리를 따냈다.
삼성이 11일 울산동천체육관서 열린 ‘2017-18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78-70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삼성은 6승7패를 기록,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모비스는 6승6패로 5할 승률을 유지하는 데 만족했다.
언제나 폭발하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이날은 더 대단한 활약상을 남겼다.
1쿼터 초반 이종현의 높이에 다소 고전하는 듯했지만 잠시였다. 라틀리프는 모비스 골밑을 마음껏 휘저었고, 속공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맹활약을 보였다. 풀타임에 가까운 38분 49초를 뛰었고, ‘35득점 24리바운드’라는 괴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라틀리프보다 기록은 떨어지지만, 수훈 선수로 손색없는 이가 또 있다. 바로 이관희다. 이관희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투지 넘치는 수비력은 나쁘지 않지만, 공격에 아쉬움이 많았다. 무리한 돌파와 슛을 일삼고, 3점슛 성공률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시즌, 확연히 달라졌다. 투지 넘치는 수비에 노련함이 더해졌고, 공격은 차분해졌다. 시야가 넓어지면서 속공과 어시스트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3점슛 성공률도 좋아졌다.
이관희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평균 20분 59초를 뛰며 7.8득점-2.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11분 13초를 뛰며 3.63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입지와 기량 모두 향상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만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한 2013-14시즌(8.07득점 2.0리바운드)도 뛰어넘을 수 있다.
이관희는 이날도 28분 29초 동안 코트에 나서 12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승리에 힘을 보탰다. 수비에서의 활약이 눈부셨다. ‘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의 그림자를 자처하면서 볼 투입을 확실히 막아냈다.
슛도 쉽게 내주지 않았다. 양동근은 이날 3점슛 7개를 시도해 2개밖에 넣지 못했고, 어시스트도 4개에 그쳤다. 이관희의 4스틸이란 기록이 증명하듯, 그의 수비는 삼성의 속공과 승리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관희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이상민 감독에게 생일 선물을 안겼다. 이제는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지난 시즌 아쉽게 놓친 챔피언 트로피다. 확고한 주전 도약과 챔피언이란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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