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협회 후원금 3억원 최종 수수자로 지목
방송 재승인 두고 대가성·영향력 행사 여부 추궁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을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전무수석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여권 고위 인사가 부패 혐의로 검찰청에 소환되는 사례는 이번 정부 들어 처음이다.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당시 비서관이었던 윤 모씨는 지난 2015년 7월 당시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과정의 문제점을 공론화하지 않기로 하는 대신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대회 협찬비로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19대 국회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은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해당 안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
또한 윤씨와 김 모씨, 조직폭력배 출신인 브로커 배 모씨 등 3명은 받은 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빼돌려 나눠가진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측근어로 알려진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조모 씨 역시 윤씨 등에게 1억1000만원을 내주고, 당시 전 수석의 비서 및 인턴을 대상으로 1년여에 걸쳐 100만원 가량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윤씨를 비롯한 관계자 4명을 구속하는 한편, 측근들의 범행 과정에 전 전 수석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 전 대표 등 롯데홈쇼핑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이던 전 전 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요구에 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3억원을 후원할 무렵 전 전 수석이 강 전 대표를 직접 만난 사실을 확인하고, 전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가 비자금으로 사들인 기프트카드 일부를 사용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전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롯데홈쇼핑 외에 일부 홈쇼핑 업체와 이동통신사들도 e스포츠협회에 거액을 후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협회 자금 유용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구체적인 역할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