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보다 공격’ 신태용호, 북한 상대로는 어떨까
유럽파 빠진 조합, 중국전 2골로 가능성 확인
중국을 상대로 2골을 기록한 한국의 공격 라인이 북한의 밀집수비를 상대로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앞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9일 열린 중국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어두웠던 중국전에서 그나마 찾아볼 수 있었던 빛은 공격적인 면이었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그간 대표팀 내에서 주전으로 각광받지 못했던 김신욱, 이명주, 염기훈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또 다른 플랜을 찾아 나섰다.
한국 대표팀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웨이 스하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는 경기 양상을 보이는듯했지만, 단 7분 만에 김신욱과 이재성이 2골을 만들어내며 상황을 역전시켰다.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시작할 때면 2명의 중앙 미드필더인 주세종과 정우영이 수비 라인 앞까지 내려왔다. 이에 양 윙백인 김진수와 최철순이 1차적으로 전진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전방의 '염기훈-김신욱-이명주-이재성'의 공격 라인이 형성될 수 있었다.
여기까진 지난 경기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차이점이라면 후방에 빌드업의 핵심인 기성용이 빠졌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전방의 공격 라인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내려와야 했으며, 한국 대표팀은 이를 통해 볼을 전진시키고 점유율을 유지했다.
전방의 공격 라인은 꽤나 넓은 간격을 형성했다. 여기서 중국의 측면 선수들이 한국의 윙백을 수비하러 갈 경우에는 공격 라인에게 공간이 열릴 수 있었고, 반대로 이재성, 염기훈을 막기 위해 좁힌다면 이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측면의 이재성과 염기훈이 볼을 받아주거나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기 위해 중앙으로 좁힌다면 윙백 김진수와 최철순이 1선으로 전진했다.
한국 대표팀이 공격 단계에 들어섰다면 왼쪽의 염기훈이 측면 지향적으로 활동했다. 오른쪽의 이재성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반대편 진영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김신욱은 2선과 좌우로 매우 폭 넓게 움직이며 팀의 볼 점유를 도왔다.
이날 중국 대표팀은 전체적으로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했다. 신태용호의 스트라이커가 스피드에 능하지 않은 김신욱이었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이 점을 활용하기 위해 공격시 폭 넓게 움직였다. 이재성과 이명주는 연결 고리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지며 벌어진 중국의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는데 치중할 수 있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김신욱을 필두로 한 공격 진영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높은 볼 점유율을 이어갔다. 하지만 만약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지 못하는 상황일 경우에는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한 롱 볼 옵션을 활용할 수도 있었다. 신태용호는 이를 통해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중국전에서 빛난 신태용호의 공격적인 면이 북한을 상대로는 어떻게 녹아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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