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재계 "스튜어드십 코드, 의사결정 속도 제한·정부 관여 확대 우려"


입력 2018.07.18 10:33 수정 2018.07.18 10:57        박영국·이홍석 기자

"방향성은 공감하지만…지나친 경영간섭으로 변질 우려"

"독립성 해칠 수 있는 구조적 문제 해결 선행돼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경. ⓒ국민연금공단

"방향성은 공감하지만…지나친 경영간섭으로 변질 우려"
"독립성 해칠 수 있는 구조적 문제 해결 선행돼야"


지난 17일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이 공개되면서 각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과 기업에 대한 정부 입김이 강해진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부작용들이다. 심지어는 공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민간기업들이 정부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대상으로 전략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A 대기업 관계자는 18일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과 관련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 투명성 강화나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주주권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움직임이고,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주주권 행사가 변질돼 기업의 스피디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 업종에 걸쳐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대응이 기업의 존폐를 가를 수도 있는데, 주요 사안마다 (국민연금을)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B 대기업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운용하게 되면 정부와 국민연금 눈치보기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에 대한 의도성 여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 운영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를 통해 기업에 대한 정부의 관여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주요 정책 등 의사결정이 정부와 국민연금에 의해 이뤄지는 구조로는 독립성과 중립성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실질적인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C 대기업 관계자는 “기존에도 정부가 검찰이나 국세청, 공정위 등을 통해 정부 정책에 협조하도록 기업에 압력을 가하거나, 비협조적인 기업에 본때를 보여주는 일은 비일비재했다”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이 강화될 경우 정부가 기존의 외부적 압력에 더해 기업 내부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방법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연금 운영 인력을 정부 성향과 맞는 인사들로 내려 보낼 것이고, 그 때마다 기업들은 홍역을 앓게 될 것”이라며 “일단 제도가 시행되면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질되고 부작용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보장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및 감사 추천권 행사 등 경영권 참여에 해당되는 부분은 추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이 부분이 현실화될 경우 부작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C 대기업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면 민간 기업들에서도 공기업들처럼 낙하산 인사가 난무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를 기업마다 투입해 사사건건 경영에 관여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미 포스코 차기 회장 선정 과정에서 정치권이 일제히 나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느냐”면서 “국민연금이 이사·감사 추천권을 행사하기 시작하면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불가피한 흐름이겠지만 본격 시행에 앞서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 언제라도 외부에서 개입해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정책방향도 기업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해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