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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회장, '창업 정신' 깃든 교육보험 승부수


입력 2018.08.21 06:00 수정 2018.08.21 06:24        부광우 기자

창립 60주년 맞아 변액교육보험 출시…배타적사용권 도전장

원조 상징성, 미래 고객 기반 확대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데일리안

교보생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어린이 보험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카드로 창업 정신이 담긴 교육보험을 꺼내들었다. 교육보험은 이제 국내 시장에서 거의 팔리지 않는 추억의 보험이 됐지만 신용호 창업주가 대한교육보험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회사를 시작했을 만큼 교보생명에게는 의미가 각별한 상품이다. 교보생명이 창립 환갑을 맞은 올해, 회사를 세운 부친의 유지가 담긴 상품에서 원조의 자존심을 세움과 동시에 실리도 찾겠다는 신창재 회장의 선택에 보험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번 달 '미리보는(무)교보변액교육보험'을 출시하고 최근 생명보험협회에 이에 대한 1년 간의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특정 보험 상품에 부여하는 일종의 특허권으로, 이를 받은 보험사는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보장에 대해 독점적인 상품 판매 권리를 갖게 된다.

교보생명은 해당 교육보험에 도입된 교육자금 지급연기가 국내 보험업계에서 최초라는 점을 들어 배타적사용권에 도전장을 냈다. 이를 통해 보증 시기를 조절할 수 있어 고객 필요에 따라 교육자금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반 펀드의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변액보험인 만큼 투자 수익을 통해 더 많은 교육자금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교육보험은 그 이름처럼 자녀의 교육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자금을 지원해주는 상품이다. 교보생명은 미리보는(무)교보변액교육보험이 매년 소액의 학자금 정도를 지급하는 기존 상품들과 달리 대학 입학에 맞춘 집중 설계로 실질적인 학자금 마련을 지원하며, 안정적인 교육 자금 마련을 위해 납입한 보험료의 최대 135%까지 확정 지급하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교보생명

교보생명이 새로운 교육보험 상품을 선보인 것은 2004년 '교보에듀케어보험'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이처럼 교보생명이 오랜만에 새 상품을 내놓고 배타적사용권까지 신청하며 교육보험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는 우선 교육보험이 교보생명에게 갖는 특별한 상징성이 꼽힌다. 교보생명은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인 진학보험을 개발 판매한 교육보험 원조 회사다. 신 창립자가 1958년 8월 회사를 세울 당시 대한교육보험이라고 사명을 정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신 창립자가 회사를 설립할 때 생명보험사는 의무적으로 사명에 생명보험을 넣어야 했다. 그런데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보험사를 세우려 한 신 창립자는 회사 이름을 대한교육보험으로 만들기 위해 당시 재무부의 수장이었던 김재철 장관을 만나 꾸준히 설립 취지를 설명했고, 끝내 원하던 이름으로 회사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 1995년에 변경된 지금의 사명인 교보생명 역시 교육의 교(敎)와 보험의 보(保)를 합쳐 만들어졌다.

교육보험은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리며 교보생명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2003년 한화생명이, 2015년 삼성생명이 판매를 중단한 이후 현재는 교보생명만 교육보험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는 관련 시장이 크지 않음에도 교보생명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주력 상품으로 교육보험을 선보이고 독점 판매권 확보에까지 나선 주요인이다.

교보생명의 전신인 대한교육보험이 1958년 8월 창립과 동시에 내놓은 첫 상품인 진학보험.ⓒ교보생명

그렇다고 교보생명이 교육보험 신상품을 내놓은 이유가 이처럼 추상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교보생명은 교육보험에 대한 남다른 경험과 함께 생보사의 강점을 더해 어린이 보험에서의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 어린이 보험 시장은 사실상 손보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일상생활 배상이나 학원폭력, 유괴·납치·감금, 성폭력 등 손보사만 취급할 수 있는 영역이 어린이 보험의 주요 보장 내역을 이루고 있어서다.

교보생명은 보험기간이 15년을 초과하는 저축성 상품과 변액보험은 생보사만 취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교육보험에 접목, 난항을 겪고 있는 어린이 보험 시장에서 이를 새로운 활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어린이 보험 시장에서 공격적인 전략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생보사들은 미래 고객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기반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며 "변액교육보험을 통해 침체돼 있는 교육보험 시장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미래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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