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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카드납 지지부진…4곳 중 1곳 여전히 '결제거부'


입력 2018.08.24 06:00 수정 2018.08.24 08:14        부광우 기자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 비중 올해도 3%대 머물 듯…수 년 째 '답보'

한화·교보생명 등 아예 카드 안 받아…"고객 편의 확대" 압박 증폭

국내 생명보험사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비중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거둬들이고 있는 보험료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3%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형사를 포함해 생보사 4곳 가운데 1곳은 지금도 모든 상품의 신용카드 보험료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해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를 확대하라는 금융당국과 국회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고 있지만, 보험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 이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2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거둬들인 2회차 이후 보험료 중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된 금액은 1조371억원으로 전체(29조1322억원)의 3.5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별다른 변수 없이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경우 올해도 생보사들의 보험료에서 카드를 통해 납부된 액수의 비율은 4%를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 전인 2013년에 2.80% 수준이었던 국내 생보업계의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 비율은 2014년 2.83%, 2015년 2.79% 등으로 줄곧 2%대 후반에 머물다가 2016년에 처음으로 3.02%를 기록하며 3%대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다소 오른 3.32% 나타냈다.

고객 입장에서 이나마 카드 결제를 받고 있는 생보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과거 계약은 물론 신상품에 이르기까지 보험료 카드 납부를 일체 거부하고 있는 생보사들도 상당수다.

생보 빅3로 불리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밖에 푸르덴셜생명과 ING생명, IBK연금,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올해 들어 5월까지 2회차 이후 보험료 수입에서 카드로 결제된 금액이 전혀 없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보험료 카드 납부를 잘 받아주는 곳으로는 라이나생명이 꼽힌다. 같은 기간 라이나생명의 2회차 이후 수입보험료에서 35.7%는 카드 결제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전체 보험료의 3분의 1 이상을 신용카드로 받고 있다는 의미로, 다른 생보사들에 비해 단연 높은 수준이다. 이어 AIA생명(16.4%)·현대라이프생명(14.4%)·KB생명(13.8%)·신한생명(11.9%)·처브라이프생명(10.1%) 등의 보험료 카드 납부 비중이 10% 이상이었다.

금융당국은 이런 현실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고 압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카드 결제를 독려하기 위해 보험료 신용카드 납입 관련 공시 제도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번 달부터 보험사들은 각 협회 홈페이지에 카드 납부가 허용되는 상품 개수와 종류,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명 등을 자세하게 안내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회에서도 이 같은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입법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달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일부 장기 저축성보험 등을 제외한 모든 보험 계약의 보험료를 현금이나 신용카드, 직불카드로 납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이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의 핵심은 이 법을 어긴 보험사에게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험료 카드 납부 확대를 위해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를 거부하는 보험사에 대해 제재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험료 카드 결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보험사의 경영은 기본적으로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잘 운용해 이를 다시 고객들에게 돌려줘야하는 구조다. 그런데 현재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대 초중반에 불과한 현실에서 카드 수수료까지 떼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생보사들로서는 현실적으로 보험료 카드 납부에 더욱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저축성보험과 투자 상품인 변액보험이 여전히 전체 영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현재 보험료 카드 결제 비중이 비교적 높은 생보사들은 보장성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곳들이다. 또 일부 생보사들처럼 카드 납부를 원천 거부하는 사례가 손해보험업계에는 없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카드 결제를 확대하면 보험사들의 사업비가 증가해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소비자 편의를 위한 방편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법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논의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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