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시중은행 블록체인 협업 잡음 유감
시티·카카오은행 자체 시스템 적용중…"필요 못느껴"
은행권 "블록체인 기술 이용한 공동사업에 의의" 쓴소리
“뱅크사인은 은행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만든 첫 번째 공동사업이라는 데 의의가 있는데 참여를 하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안 가요.”
지난 27일 공식 출범한 블록체인 기반의 은행권 공동인증서비스 ‘뱅크사인’에 카카오뱅크, 씨티은행 등 일부 은행이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은행권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뱅크사인은 은행권에서 공동 개발한 인증서비스로 은행이 직접 발급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016년 11월 국내 18개 은행과 공동으로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삼성SDS에 뱅크사인 개발을 맡겼다.
블록체인의 특성인 분산 저장으로 인증서의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개인키(전자서명생성정보)를 스마트폰의 안전영역에 보관함으로써 복제, 탈취, 무단, 무단 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편의성도 개선됐다. 주거래은행 앱에 들어가 비로그인 상태에서 신청해 다른 은행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며, 인증서 유효기관은 3년이고 발급 비용은 없다.
그러나 국내 모든 은행이 하나의 인증서로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도입 취지와 달리 ‘반쪽 짜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 이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5월 이후 도입할 계획이지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문 등 생체정보와 비밀번호를 조합한 자체 인증 서비스가 있어 뱅크사인에 참여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씨티은행 역시 이미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이나 홍채 인식 등을 활용하고 있어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향후 고객 니즈나 불편사항이 있으면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체 인증 시스템을 고려할 때 뱅크사인을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체 인증 시스템에 뱅크사인까지 더해지면서 오히려 다양한 인증 체계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내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씨티은행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은행들마다 인증서 없이 거래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지만 업계 공동으로 하는 사업이라는 점에 큰 의의를 뒀다는 얘기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뱅크사인은 은행연합회 주도 하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만든 은행권 첫 번째 공동사업”이라며 “향후 다양한 블록체인 공동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데 자체 인증서비스가 있다는 이유로 합류를 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블록체인 활성화와 고객을 위하는 은행권 공동 노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B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현재 기존 공인인증서나 은행별 간편인증 서비스와 뱅크사인의 뚜렸한 차별점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향후 금융권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도 뱅크사인이 도입돼 파급력이 커질수도 있다”며 “초기단계부터 같이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서 합류를 하게 되면 시선이 곱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편익을 위한 은행권 공동의 노력을 외면하지 말고 똘똘 뭉쳐 금융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바랄 때다. 뱅크사인이 은행을 넘어 다른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까지 확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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