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사고 전세로 몰리는 부동산 시장…언제까지?
매매거래 줄고 전세거래 늘고…전세자금대출도 60조 돌파
매매거래 줄고 전세거래 늘고…전세자금대출도 60조 돌파
강도 높은 9·13부동산대책과 함께 대출 규제, 금리인상 등 부동산 시장 악재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집을 안 사고 임대로 눌러앉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내년 초까지 상당한 수준의 입주물량이 예정된 데다 그동안 급증했던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매) 물량들까지 전세시장에 나오면서 전세가격은 당분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2768건으로 지난달 1만221건에 비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한 달 거래량이 6404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3% 수준으로 남은 한 주간 거래가 눈에 띄게 늘지 않는 한 지난해 같은 달 거래건수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9월 1만2293건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택 매매 거래 신고가 계약 후 60일 내인 것을 감안하면 9·13대책이 나온 뒤 거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강남3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강남 118건, 서초 116건, 송파 149건 등 총 373건으로 지난달 1867건의 5분의 1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비수기인 이달과 다음 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조사결과, 지난 12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62.1로 약 1년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많고, 100보다 아래면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지난 9월3일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171.6)까지 올랐지만, 2개월 반 만에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한아름 부동산114 팀장은 “현재 호가가 빠지고 있지만,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도가 큰 만큼 매수세는 추가 조정을 기대하는 모습”이라며 “여기에 집값이 하락했더라도 대출 규제에 따른 부담감에 매수자들이 섣불리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매매거래가 감소하는 반면, 전세거래는 늘고 있다. 이달 서울 전세 거래량은 8270건으로 이미 지난해 11월 9293건의 90% 가까운 거래량을 채웠으며, 지난달에도 1만3757건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60조913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9월 30조원을 넘겼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40조원을 돌파했고, 올 4월에는 5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6개월 만에 10조원이 더 늘어 6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쓸 만한 물건은 매도자들이 거뒀고 매수자들은 가격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지켜보고 있어 거래는 끊긴 분위기”라며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내리기를 기다리면서 매매를 미루고 전세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당분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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