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패턴 변화로 원브랜드 로드숍 내리막길
H&B숍만 호황…세계 1위 세포라도 국내 진출
유통·소비패턴 변화로 원브랜드 로드숍 내리막길
H&B숍만 호황…세계 1위 세포라도 국내 진출
2000년대 화장품 업계를 주름잡았던 로드숍 신화가 막을 내리고 헬스앤뷰티(H&B)매장과 같은 편집숍이 전성기를 맞았다.
미샤·토니모리 등 로드숍 브랜드는 지난해 줄줄이 적자를 냈다. 스킨푸드는 적자 누적과 협력사 대금 체불 등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수백여개 브랜드 제품을 파는 편집매장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뀐 데 제때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소비자들이 로드숍 중저가 화장품보다 SNS,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 난 화장품이나 가성비 좋은 신생 브랜드 화장품을 선호하게 된 영향도 크다. 이런 제품들은 대부분 올리브영·시코르·롭스·랄라블라 등 H&B숍에서 판매되고 있다.
로드숍이 몰락하는 사이에 H&B숍들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0년 2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B 시장은 지난해 2조1000억원으로 8년 새 10배가량 커졌다.
시장 70%를 점유한 CJ올리브영의 경우 현재 1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후발주자인 랄라블라·롭스·부츠·시코르 등도 선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도 올 하반기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다.
프랑스 명품 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세포라는 34개국에 2300여 매장을 둔 거대 편집숍이다. 300여개에 달하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500여종의 세포라 자체브랜드 상품도 인기다. 세포라는 한국 H&B 시장의 놀라운 성장세를 모니터링하며, 진출 시기를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H&B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같은 국내 H&B숍은 중소기업을 육성해서 가치를 키우는 형태이고, 세포라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매장이기 때문에 타깃과 시장이 다를 것”이라며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도 파는 일부 매장은 세포라와 영역이 비슷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로드숍 브랜드들은 원브랜드숍에서 편집숍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자사 브랜드 화장품을 모은 편집매장인 네이처컬렉션에 주력하고 있다.
2016년 1138개였던 더페이스샵 매장은 2018년 804개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네이처컬렉션은 68개에서 369개로 늘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로드숍이 워낙 침체기인 데다 H&B숍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어서 거기에 발맞춰 편집매장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주변 상권을 분석한 뒤 편집숍이 더 적절한 곳일 경우 더페이스샵 가맹점이 아닌 네이처컬렉션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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