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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채만 5조' 금융지주사 빚 부담 어쩌나


입력 2019.03.27 06:00 수정 2019.03.27 10:19        부광우 기자

4대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전년비 46% 급증

자본서 빚으로 회계 변경 본격화에 커지는 고민

4대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전년비 46% 급증
자본서 빚으로 회계 변경 본격화에 커지는 고민


국내 4대 금융지주 보유 신종자본증권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보유한 영구채가 국내 4대 금융지주들 가운데 유일하게 3조원을 웃돌며 여전히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는 채권이란 특성에 힘입어 지금까지 우리금융의 자본력을 뒷받침해주는 효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영구채 역시 근본적으로 빚인 만큼, 이를 회계 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우리금융은 물론 금융사들의 고민은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KB금융·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가 가진 신종자본증권은 총 5조6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3조8856억원)과 비교하면 46.0%(1조7885억원) 증가한 액수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만기 시점에 동일한 조건으로 회사가 계속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채권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영구채라 불린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올해 초 우리금융으로 새 간판을 단 우리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보유량이 3조1620억원으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3조179억원) 대비 4.8%(1441억원) 늘어난 금액이자, 조사 대상 금융지주들이 가진 전체 신종자본증권의 55.7%에 이른다. 4대 금융지주가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의 절반 이상이 우리금의 한 곳의 몫인 셈이다.

그 다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많이 들고 있는 곳은 신한금융으로 1조5318억원 수준이었다. 1년 전(4239억원)보다 261.4%(1조1079억원) 급증하긴 했지만, 아직 우리금융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그쳤다. 하나금융이 가진 신종자본증권은 4438억원에서 120.9%(5365억원) 늘어난 9803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신종자본증권이 하나도 없었다.

금융사들에게 있어 신종자본증권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자본 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었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하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를 정할 수 있는 구조 상 회계 처리 시 자본으로 인정돼 왔다. 즉,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대로 금융사는 재무 지표 개선 효과를 봐 왔다는 뜻이다.

문제는 만기에 대한 걱정이 없긴 하지만, 신종자본증권 역시 일반 회사채처럼 발행 회사에게 비용 부담을 안기는 빚인 것은 마찬가지란 점이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해당 채권이 가장 많았던 우리금융의 경우 2040년대 중반에 만기를 맞는 신종자본증권 중 9197억원은 연 이자율이 5%를 넘는다. 지난해 금리가 7.7%에 달했던 신종자본증권 2550억원을 갚기는 했지만, 대신 4.4% 이자율로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새로 모아야 했다. 그 직전 해에도 5.3%의 금리고 5627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상태다.

특히 이런 측면이 부각되면서 신종자본증권을 더 이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전환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현실은 금융사들의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 주체가 다름 아닌 금융당국이라는 점은 한층 현실적으로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국제 회계 기준을 제·개정하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최근 금융상품 표시 회계 기준 개정 작업을 하면서 회원국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데, 이중 중요 쟁점이 신종자본증권이다. 그 동안 금융감독원은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으로 인정해왔지만, IASB가 금융 부채의 개념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판단은 크게 달라졌다.

IASB는 현금이나 다른 금융상품을 청산에 앞서 지불해야 하고, 성과나 주가에 상관없이 보유자에게 특정 금액의 수익을 약속해야 한다면 금융부채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누적 방식의 이자를 지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부채로 인식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신존자본증권에 자본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우리금융으로서는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자본 중 신종자본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4.4%에 이른다. 당장 IASB의 판단이 바뀌면 자본의 상당 부분이 날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의 경우 그에 대한 의존도가 각각 4.2%, 3.6%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한 타격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IASB가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분류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며 "최종 회계기준 개정까지는 적어도 수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이슈가 되지는 않겠지만, 신종자본증권에 자본력을 많이 기대고 있는 금융사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리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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