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지지자들, 간담회 보고 오해 풀었다” 평가
“중도층은 꿈쩍 안해…정당으로선 잃은 게 더 많다”
4선 김부겸도 “국회 기자회견 적절치 않다” 공개 반대
여권 “지지자들, 간담회 보고 오해 풀었다” 평가
“중도층은 꿈쩍 안해…정당으로선 잃은 게 더 많다”
4선 김부겸도 “국회 기자회견 적절치 않다” 공개 반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청와대와 여권은 “조 후보자가 의혹의 상당 부분을 해소했다”고 자평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상 초유로 청문회 대신 기자간담회를 여는 전례를 남긴 데 대해 당내에서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는 지지자를 결집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조 후보자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등을 돌렸던 지지층이 간담회를 계기로 조 후보자를 이해하게 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직접 간담회를 보며 오해를 푼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간담회를 계기로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어느 정도 호전됐다는 판단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역시 이날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중계를 보신 분들은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그 동안엔 임명을 해선 안 된다는 의견들이 훨씬 많았는데 어제 여론조사 결과는 1.5% (포인트) 차이로 좁혀져서 ‘임명해도 좋겠다’와 ‘임명해선 안 된다’라는 의견에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등을 돌린 중도층을 잡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조 후보자의 간담회에 참여한 언론을 설득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대다수의 매체는 조 후보자의 간담회에 대해 “일방적인 해명회였다”, “모른다로 일관했다”, “여전히 의혹이 남았다”는 식으로 혹평했다. 향후 조국 후보자발 역풍의 여지를 남겼다는 정치권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조국 간담회의 장소와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여당 내부에서도 나왔다. 법적으로 청문회를 열 수 있게 보장된 ‘국회의 시간’에 국회에서 정상적인 청문회가 아니라 기자 간담회를 여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김부겸 의원은 조 후보자 기자 간담회의 소식을 들은 직후 “왜 기자회견을 여기서 하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간담회가 열리기 전 의원총회에서 “후보자가 국회에 와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지도부의 강력한 ‘조국 수호’ 의지로 좀처럼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던 우려의 목소리가 4선 중진 의원을 통해 흘러나온 셈이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도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2일까지는 국회의 시간이었는데, 그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이런 지적이 여러 의원들에게서 나왔다”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게 많다”고 단언했다. 그는 “여당이라고는 하지만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정치는 지지자만 보고 하는게 아니다. 정당의 수명은 정권보다 길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도 중도층을 끌어와야 하는데 비지지자인 스윙보터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간담회로) 지지층이 약간 유입됐다고 해서 정당으로서 유리한 국면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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