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의 토트넘 첫 선...손흥민 완벽 부합
웨스트햄전서 1골 1도움 맹활약
홀로 드리블 돌파해 상대 수비 분쇄
주제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데뷔전에서 손흥민(27)이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타디움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웨스트햄 원정경기에서 3-2 승리했다. 리그 5경기 연속 무승 고리를 끊고 모처럼 승점3을 추가한 토트넘은 4승5무4패(승점17)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1월 A매치 기간 토트넘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택했다. 곧바로 무리뉴를 사령탑에 앉히며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
자연스럽게 손흥민과 무리뉴의 궁합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서 첫 선을 보인 포메이션은 4-2-3-1.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2선 왼쪽 윙어로 선발 출장했다. 최전방은 해리 케인, 2선은 손흥민-델리 알리-루카스 모우라가 받치는 형태였다.
왼쪽 풀백 벤 데이비스가 주로 수비 진영에 위치하는 대신 반대편의 세르주 오리에는 하프 라인 위로 올라갔다. 무리뉴 특유의 안정 지향적인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격의 무게 중심을 낮춘 것은 아니다. 경기 초반부터 토트넘은 높은 볼 점유율로 지배하기 시작했다. 공격의 중심은 손흥민이었다. A매치 차출 여파 속에도 손흥민의 몸놀림은 비교적 가벼웠다. 전반 19분 페널티 박스 아크 왼편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예열했다. 전반 20분부터는 모우라와 위치를 바꿔가며 자유롭게 움직였고 수비 가담도 적극적이었다.
주도하는 흐름에 비해 소득을 얻지 못하던 토트넘은 전반 36분 손흥민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알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스텝 오버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43분에는 무리뉴 감독이 추구하는 카운터 어택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이 역시 손흥민의 장점이 빛났다. 알리가 왼쪽 터치 라인에서 가까스로 공을 살려냈고, 이를 이어받은 손흥민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파고든 뒤 낮게 크로스 한 공은 모우라의 발에 닿으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후반 들어 손흥민은 넓은 활동 반경, 적극적인 수비 가담, 역습 시 빠른 스프린트를 통해 공격을 주도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추가 득점 이후 미카일 안토니오, 안젤로 오그본나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한 골차 승리를 거뒀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 맨유에서 연달아 실패를 맛보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번 토트넘 감독직 부임은 무리뉴에게도 자존심이 걸린 큰 도전이다. 무리뉴의 데뷔전은 강렬했고, 손흥민은 팀 내 가장 빼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과거 무리뉴 감독은 측면 윙 포워드로 아르옌 로벤, 대미언 더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에덴 아자르 등 혼자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분쇄하고, 공격 포인트를 생산할 수 있는 크렉 유형의 플레이어들을 중용한 바 있다.
적어도 손흥민은 이날 웨스트햄전에서 무리뉴 감독이 원하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선의 알리가 후반 34분, 모우라가 후반 38분 교체 아웃된 반면 손흥민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무리뉴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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