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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자본시장 문 활짝···증권사 벤처투자 선두경쟁 점화


입력 2019.12.23 06:00 수정 2019.12.23 06:11        백서원 기자

내년 BDC 도입 앞두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속속 출시

장외주식 하루 거래대금 158억…VC 바이오 투자경쟁 심화

내년 BDC 도입 앞두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속속 출시
장외주식 하루 거래대금 158억…VC 바이오 투자경쟁 심화


정부가 벤처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해 기업성장투자기구(BDC)를 도입하면서 증권사들도 신사업의 기회를 잡았다.ⓒ데일리안DB


정부가 벤처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해 기업성장투자기구(BDC)를 도입하면서 증권사들도 신사업의 기회를 잡았다. 올해 들어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증권사들의 사업 연계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모험 자본시장의 길을 확 넓힌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이 시장선점을 위한 발 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을 구축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9일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일반투자자들도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BDC가 내년 하반기 도입된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BDC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체계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BDC는 스타트업·벤처 등에 투자하는 일종의 간접투자펀드다. 일정 요건을 갖춘 금융회사가 BDC를 설립, 공모를 통해 증시에 상장(IPO)한 뒤 기업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해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벤처투자에 접근할 수 있다.

BDC의 투자 대상은 비상장기업, 코넥스시장 상장기업,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 코스닥 상장기업, 중소·벤처기업 관련 조합 지분으로 한정됐다. BDC는 여기에 재산의 60% 이상을 의무투자해야 한다. 금융위는 1년까지는 의무투자비율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BDC 운용은 연평균 수탁액 1500억원 이상, 자기자본 40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금융투자회사 및 벤처캐피털(VC)이 할 수 있다. 증권사가 BDC의 운용주체인 경우 BDC와 BDC가 투자한 기업의 상장 주관업무를 공동주관 등의 형태로 맡을 수 있다. 증권사가 설립한 BDC가 90일 이내에 상장하면 해당 증권사에 단독 상장 주관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플랫폼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BDC 시장 경쟁 대응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전문 기업 두나무, 빅데이터 스타트업 딥서치와 손잡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출시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매물 등록부터 매매 거래까지 지원하는 통합 거래 플랫폼이다. 현재 통일주권이 발행된 국내 비상장 기업 중 대부분인 4000여개 종목을 탐색 및 거래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8월 코스콤, KEB하나은행, 엑셀러레이터협회 등 6개 기관과 함께 코스콤의 비상장주식 마켓 플랫폼 '비 마이 유니콘' 사업에 참여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비상장사의 주식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인 비 마이 유니콘은 약 한달 가량의 시범 테스트를 거쳐 내년 1월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내놓은 곳은 유안타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2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비상장레이더’를 출시했다. 홈트레이딩(HTS), 모바일트레이딩(MTS)로 비상장주식 거래를 지원하고 비상장 종목의 연결과 별도 재무제표, 기업공개와 관련한 투자정보 등을 제공한다.

KB증권은 BDC 제도에 대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 2017년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금융본부를 신설해 모험자본 시장에 뛰어드는 등 혁신기업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7월부터 리서치센터에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비상장 기업 전담 애널리스트를 배치했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SK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KTB자산운용, DS자산운용 등이 내년 제도 시행 일정에 맞춰 BDC를 설립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비상장 기업에 대한 시장의 달라진 시선도 증권사들의 BDC 사업 관심을 끌어올린 배경이다.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누적거래대금은 2014년 8월25일 시장 개설 이후 5년여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5일에는 일일 거래대금이 158억3000만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탈의 시장 규모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한 벤처기업 투자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VC 투자는 일부 업종 및 대상의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며 “바이오, ICT서비스 및 유통서비스 업종의 투자 비중은 2014년 42%에서 올해 70%까지 증가했고 초기(창업 3년이내)·중기(3~7년) 비중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는 회수 가능성 및 최근 시장 트렌드, 투자 경쟁 심화가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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