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송송’ 빅6, 박싱데이 어떻게 보냈나
선두 리버풀, 클럽 월드컵 치르고도 전승
토트넘이 최악의 행보, 맨유도 악전고투
2주간 최대 4경기씩 치른 지옥의 박싱데이 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휴식을 취하는 타 리그들과 달리 오히려 많은 경기를 배정하는 박싱데이 일정에 돌입한다.
각 팀당 2~3일 간격의 촘촘한 일정이 배분되며 축구팬들은 성탄절과 12월 31일 제외하고 매일 축구를 즐길 수 있다.
반면, 구단들은 엄청난 체력적 부담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경기력에 기복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우승과 강등 여부의 판가름이 나곤 했다.
올 시즌 EPL은 ‘빅6’ 가운데 아스날이 크게 부진하고 그 자리를 레스터 시티가 메우는 모양새다. 아직까지도 무패 행진을 달리는 선두 리버풀이 EPL 출범 후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으며 4위 이하 팀들이 치고 올라오지 못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배분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시즌 박싱데이를 가장 훌륭하게 보낸 팀은 역시나 리버풀이다.
FIFA 클럽 월드컵을 치르고 돌아온 리버풀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최대 3경기를 배정받았다. 아직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이 남아있으나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까다로운 상대인 2위 레스터 시티는 물론 울버햄튼까지 제압하며 리그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리버풀 다음으로 승점 9를 획득한 3위 맨체스터 시티가 무사히 박싱데이를 보냈다. 맨시티는 울버햄튼전에서만 아쉽게 패했을 뿐, 레스터 시티를 잡는 등 두터운 스쿼드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4위 첼시는 런던 라이벌 토트넘, 아스날을 모조리 꺾으면서 알찬 성과를 보냈다. 사우스햄튼에 패하고 브라이튼전에 비기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지역 더비전을 모두 승리하며 런던의 주인임을 입증했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치렀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변형 쓰리백 전술로 얇은 스쿼드를 메우려 했으나 고작 승점 4(1승 1무)만 얻는데 그쳤다. 특히 첼시전서 퇴장 당해 3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 손흥민의 공백이 결정적이었다.
맨유 역시 비교적 상대하기 손쉬운 중위권 팀들만 만났으나 2승 2패로 박싱데이를 마무리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 인해 4위 첼시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맨유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체제로 전환한 아스날은 새 사령탑의 전술이 아직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다. 다행히 박싱데이 마지막 날 라이벌 맨유를 꺾으며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희망을 맛 본 게 최대 위안거리다.
이제 EPL 후반기는 이번 주말 FA컵 일정을 치른 뒤 오는 11일부터 22라운드 일정에 돌입한다.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티켓, 그리고 강등까지 각자의 이해가 관계가 얽혀있는 순위 싸움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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