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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 마법’ 염가에 전준우 잡은 롯데


입력 2020.01.08 15:52 수정 2020.01.09 05:3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FA 전준우, 4년 34억 원에 롯데 잔류 확정

성민규 단장 프로세스 마법에 야구팬들 환호

4년 34억 원에 롯데 잔류를 확정한 전준우. ⓒ 뉴시스

단장 한 명 바뀐 롯데가 매번 놀라운 소식을 팬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8일 FA 전준우와 계약기간 4년, 최대 34억 원(계약금 12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옵션 총액 2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구단 측은 계약 직후 “전준우는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이며 리그 정상급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반드시 잡겠다는 생각이었고 놓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무엇보다 선수단에 귀감이 되는 선수로서 선수단 안팎에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한 번 성민규 단장이 부린 마법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성 단장은 부임 직후 롯데의 최대 고민거리였던 포수 보강을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지성준으로 채웠고, A급 2루수 자원인 안치홍을 2+2년 및 옵트 아웃 형식으로 붙들면서 찬사를 받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치홍 계약 직후에는 내부 FA였던 전준우 등과의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효율을 추구하는 성 단장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현재 기량은 뛰어나지만 미래 가치 면에서 많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전준우와 협상 난항이 예상됐고, 실제로도 그렇게 진행됐다.

승자는 롯데 구단이었다. 전준우는 지난 몇 년간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명성을 떨쳤으나 올해 34세에 이른 적지 않은 나이가 최대 약점이었고, 결국 구단 제시액을 받아들이게 됐다.

34세 이상 FA 계약 총액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전준우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고 아쉬울 수밖에 없으나 확 달라진 현실은 냉정했다.

최근 KBO리그는 FA 선수들이 몸값 거품 현상이 수년째 지속이 됐고 이로 인해 팬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리그의 규모는 물론 선수들의 기량을 감안했을 때 터무니없는 액수의 계약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구단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고 특급 선수들이 나오지 않은 이번 FA 시장서 거품이 쭉 빠진 계약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준우의 34억 원 계약 조건은 역대 34세 이상 FA들 가운데 10번째로 높은 액수다. 2017년 KIA와 4년 100억 원이 초대형 잭팟을 터뜨린 최형우가 단연 1위이고 김태균(4년 80억 원), 유한준(4년 60억 원)이 뒤를 잇고 있다.

FA 자격 획득 직전 3년간의 누적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놓고 보면 13.26을 기록한 전준우는 최형우, 박용택에 이어 3위다. 엄청난 스탯을 쌓고도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계약을 한 셈이다.

이는 그동안 FA 시장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었는지 제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불어 합리적인 액수를 설정해 선수의 마음을 붙잡은 롯데 성민규 단장에게도 야구팬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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