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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국제한 봇물…코로나19에 한류 바람 휘청이나


입력 2020.02.28 08:44 수정 2020.02.28 08:45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전 세계 불안감 확산

한류 악영향 우려, 이미 취소·연기 잇따라

걸그룹 레드벨벳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월로 예정된 일본 공연을 취소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대중문화계가 통째로 뒤흔들리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영화관과 공연장엔 발길이 뚝 끊겼다. 영화 개봉은 줄줄이 연기되고, 공연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공연장 티켓박스에 붙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전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고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차트를 휩쓸며 더욱 기세를 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난 것이다.


특히 강제로 입국 제한을 받는 처지로 내몰리게 되면서 케이팝(K-POP) 가수들의 공연과 해외 로케이션이 예정된 영화 촬영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입국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42개국에 달한다. 지난 26일 30개국에서 하루 만에 12개국이 늘어났다. 향후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는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투어가 일상화하다시피 한 가요계가 가장 고민이 깊다. 특히 한류 열풍이 강한 대만과 홍콩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홍콩은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대만도 한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했다. 한류 그룹의 공연은 당분간 불가능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 그룹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빅히트

K팝 그룹들은 이미 해외 투어 일정을 취소하고나 연기하고 있다. 국내 공연도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에서 해외 활동마저 발목이 묶인 셈이다.


27일 걸그룹 레드벨벳 측은 "이번 코로나19 확산과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오는 3월 7일과 8일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예정된 공연을 연기하기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룹 동방신기 측 또한 일본 데뷔 15주년을 맞이해 3월 15일부터 22일까지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도쿄 등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방신기 15th Anniversary 스페셜 이벤트(전국 하이터치회)' 개최를 연기했다.


NCT드림도 일본 현지에서 진행 중이던 아레나 투어를 중단한다. 성훈의 'Spring Party with Sunghoon' 공연, 노민우의 'MINUE The Midnight Romance' 공연,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니콜의 '니콜 Fan Meeting~Spring Again~' 팬미팅 등도 연기가 결정됐다.


방탄소년단도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4월 잠실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계획인 방탄소년단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변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이미 매출 감소로 신음하고 있는 영화계도 타격이 크다. 황정민·현빈 주연 영화 '교섭'은 주요 촬영지가 요르단으로 해외 로케이션을 앞두고 있지만, 요르단은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해외 촬영이 많은 각종 예능프로그램도 발등에 불이 켜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예계 단체들이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각종 콘서트 및 쇼케이스, 제작발표회 등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대중예술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대중예술 업계는 물론, 유관된 업계의 추가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며 "실태조사를 통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에 대중문화산업계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음악 산업 피해사례 파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요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사태가 진정되길 바랄 뿐"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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