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트럼프 車 CEO에 경고…“관세 빌미로 자동차값 올리지 마”


입력 2025.03.28 17:31 수정 2025.03.28 19:03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라마단을 맞아 열린 이프타르 만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완성차 기업 수장들에게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경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인의 생활비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가격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는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주요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관세 때문에 자동차 가격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가격인상을 곱지 않게 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고, CEO들은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CEO는 "가격을 인상하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압박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이같은 경고는 관세전쟁발(發) 인플레이션(물가인상) 도미노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인의 생활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절반 가량이 수입산이고 미국에서 조립되는 차량 역시 부품의 60%가량 해외에서 조달되는 까닭이다. 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를 근거로 자동차 관세조치가 판매가격을 최대 1만 달러(약 1465만원)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도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 차량 가격이 11%에서 12%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응은 기업별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슈퍼카 페라리는 이날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초고가 브랜드의 경우 가격을 올리더라도 고객이 수용할 여지가 크다는 판단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 방침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내 주요 자동차 메이커는 직격탄을 입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미 증권사인 번스타인은 “멕시코 생산 비중이 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은 가격을 올리고 공급망을 조정해도 영업 이익의 30%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